캠핑을 패션으로 승화시킨 이 회사의 '피벗 경영'
감성코퍼레이션의 성장 비밀
日 스노우피크 라이선스 획득
스노우피크어패럴로 의류 사업
고급 브랜드 이미지 강점
해외시장 진출도 주목할 만
다른 산업의 지식재산권(IP)을 가져와 패션 브랜드로 만드는 'IP 라이선스'가 인기다. IP가 가진 고유의 매력을 의류에 접목하는 기업들이 늘어났고, 이들의 실적은 승승장구했다. 감성코퍼레이션 역시 유명 캠핑 브랜드인 스노우피크를 패션 브랜드로 승화시키면서 고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해엔 해외 시장에 진출해 더 큰 기회를 노리고 있다.
캠핑 산업은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실외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덕에 '사회적 거리두기' 국면에서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1조5000억원 규모였던 캠핑 시장은 2022년 4조원으로 커졌고, 국내 캠핑 인구는 7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팬데믹은 사실상 막을 내렸지만, 캠핑의 즐거움을 느꼈던 소비자는 계속해서 캠핑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일본의 유명 캠핑 브랜드 '스노우피크'를 한국에 라이선스 형식으로 들여와 의류사업으로 발전시킨 감성코퍼레이션은 캠핑 산업 성장의 수혜종목 중 하나다. 감성코퍼레이션은 2019년 일본 스노우피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스노우피크어패럴'을 론칭해 패션 브랜드로 만들었다. 한마디로 캠핑 브랜드를 '패션'으로 승화한 셈인데, 주요 품목은 의류ㆍ신발ㆍ잡화 등이다.
단순히 브랜드 로고만 들여와 옷을 만드는 게 아니다. 일본 스노우피크는 감성코퍼레이션 지분 4.2%를 보유한 주요 주주일 만큼 협력관계가 돈독하다.
스노우피크는 국내 캠핑족에게 명품 브랜드로 꼽힌다. 인기 제품을 구매하려면 6개월에서 1년은 기다려야 할 정도다. 오프라인 행사는 1년에 1~2회만 개최할 정도로 마케팅도 제한적으로 펼친다. 스노우피크가 캠핑을 좀 안다는 사람들만 쓰는 고급 브랜드란 이미지를 얻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감성코퍼레이션은 스노우피크의 지식재산권(IP)이 가진 매력을 제대로 살리면서 패션 분야로 확장했다. 덕분에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9.9% 늘어난 117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162억원)은 1300.5% 증가했다. 이 회사는 현재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신세계 등 백화점과 아울렛‧직영점‧대리점을 포함해 144개의 스노우피크어패럴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30여매장을 추가해 총 170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부턴 의류와 다양한 캠핑용품을 한번에 접할 수 있는 '원스톱 복합매장'을 운영하면서 고객 접점을 늘리고 있다. 스노우피크어패럴 오프라인 매장의 월 매출은 1억원 안팎으로 신생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 전략에도 적극적이다. 온라인 매장은 자사몰을 포함해 총 4곳을 운영하고 있다.
제품군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캠핑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디자인은 트렌드에 맞춰 변화무쌍하게 바꿨다. 스노우피크어패럴은 출시 초기 국내 유명 배우인 류승범을 광고 모델로 선정해 남성 캐주얼 브랜드로 성장을 꾀했는데, 최근엔 여성ㆍ유아동복으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무신사 같은 젊은 세대와 호응하는 이커머스와도 전략적으로 협업 중이다.
감성코퍼레이션의 호재는 또 있다. 일본 스노우피크 본사가 세계 진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중국 현지 파트너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한 일본 본사는 중국에 판매망을 구축했는데, 지금까지도 인기가 상당하다.
이런 일본 본사의 행보에 맞춰 감성코퍼레이션도 올해 하반기 중국 로컬 대형 의류 업체와 어패럴 판매 관련 파트너십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본사는 지난 4월 대만에서도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을 론칭했다. 감성코퍼레이션 역시 대만에 스노우피크어패럴 매장을 오픈하는 게 목표다.
성공 가능성은 둘 모두 높다. 현재 대만 캠핑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건 카즈미(KAZMI)인데, 카즈미의 경우 중저가 브랜드로 입지가 굳어졌다. 프리미엄 브랜드인 스노우피크와는 소비자층이 다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스노우피크의 중화권 공략이 순조로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감성코퍼레이션에도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감성코퍼레이션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 회사의 무기가 생각보다 많다는 거다. 스노우피크어패럴이 매출의 80%가량을 책임지고 있긴 하지만, '액티몬'이란 브랜드로 전개 중인 모바일 사업도 유망하다. 이 회사는 휴대전화 보조배터리, 충전기, 액세서리 제품 등 모바일 주변기기 업계에서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감성코퍼레이션에 호재만 가득한 건 아니다.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의류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인 스노우피크가 경쟁사 대비 가격이 다소 높은 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팬데믹 국면에서 시작된 고물가 현상이 이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살펴봐야 한다.
감성코퍼레이션의 2023년 실적은 해외 시장 진출 성과를 고려해 매출 19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을 전망한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8%, 영업이익은 17.2% 증가한 수치다.[※참고: 이 기사는 하이투자증권의 공식적인 입장과 무관합니다. 투자에 참고 바랍니다.]
이종현 하이투자증권 대구WM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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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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