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업계 최초 저출산 문제해결 `노사 동승`

노조 단체교섭 요구안에 사측도 공감대
8자녀 가족 면담 시작으로 개선책 논의
"노사 교섭 패러다임 변화 기대"

서울 양재동에 있는 현대자동차 본사 전경.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저출산과 육아지원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가 함께 참여하는 테스크포스(TF)팀을 만들었다.

현대차는 지난 20일 노사가 국내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2023년 단체교섭과 별개로 '저출산·육아지원 노사 TF팀'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회사측은 "이번 TF에서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의 최대 문제로 부상 중인 저출산 문제에 대해 노사 차원의 대책을 모색하고 직원들의 생애주기에 기반한 종합적인 출산·육아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으로 '저출산 대책'을 상정한 바 있으며, 회사 역시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저출산 대책과 육아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이번 TF 신설이 성사됐다.

회사측은 "노사 차원에서 저출산 문제 대책 모색을 위해 TF를 구성한 것은 국내 대기업 중 최초 사례"라며 "특히 산업계와 노동계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현대차 노사가 인구문제 대응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는 점에서 타 기업 및 노사에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사는 이번 TF의 첫 행보로 현대차 전주공장에 근무 중인 8자녀 직원 가족을 방문해 면담하기로 했다. TF는 8자녀 직원 가족에게 소정의 선물을 전달하고 다자녀 출산 및 육아에 따른 고충과 건의사항 등을 청취할 예정이다. 노사는 향후 저출산·육아지원 관련 대책 논의와 제도 수립시 해당 직원 가족과의 면담 결과 등을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현재 현대차는 결혼 휴가, 결혼 경조금, 출산 전·후 휴가, 출산 지원금, 직장 어린이집 운영, 고등학교·장애인 특수학교·대학교 학자금 지원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노사는 TF에서 관련 제도들에 대한 개선방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에 신설된 TF는 과거 현대차 단체교섭의 한 면인 노조 요구를 회사가 수용 검토하는 방식이 아닌 노사가 사회적 문제에 공동 인식하고 대책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로 한 점에서 기존의 교섭구조를 탈피한 것"이라며 "교섭 패러다임 변화의 시발점으로써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최대 과제인 저출산 문제 대응을 위해 현대차 노사가 앞장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