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 아냐?” 美플로리다 해수 온도 38.4도... 비공식 세계 최고치
미국 플로리다 남부 바다의 수온이 이틀 연속 섭씨 38도를 넘나드는 등 말 그대로 뜨거운 욕조 혹은 온천의 수온과 비슷한 온도를 보였다. 기상학자들은 비공식적이지만 현재까지 가장 뜨거운 바닷물 온도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5일(현지 시각)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 산하 국립 데이터 부표 센터(NDBC)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남쪽으로 약 64㎞ 떨어진 매너티 베이의 수심 1.5m에 있는 한 부표에서 측정된 수온이 24일 오후 5시 화씨 100도(섭씨 37.8도)를 돌파한 후 1시간 후 화씨 101.1도(섭씨 38.4도)를 찍었다. 23일 밤에도 한때 화씨 100.2도(섭씨 37.9도)를 기록했다.
기상학자 제프 마스터스는 “오늘 매너티 베이에 몸을 담그는 것은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그는 것과 같은 경험이었을 것”이라며 “이 물은 지구상에서 기록된 것 중 가장 뜨거운 물 중 하나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표가 육지 근처에 있고 수온에 기여한 유기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기록은 무효가 될 수 있다”면서도 “세계 기록은 아니더라도 여전히 의미 있는 지표”라고 했다.
다만, 플로리다 지역 방송인 WFLA 소속 기상학자 제프 베라델리는 “이 지역에 있는 부표는 매우 얕고 어두운 물에 있어 더 많은 열을 흡수한다”며 “조수 운동과 같이 물의 움직임이 더 많은, 맑은 물에서 측정하는 대부분의 수온 기록과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CNBC에 설명했다.
이 지역의 수온은 2주 이상 동안 화씨 90도(섭씨 32.2도) 이상이었다고 한다. 플로리다 키(Keys) 해역의 다른 두 지점에서 화씨 98도(섭씨 36.7도) 이상의 온도를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최고 해수 온도에 대한 공식적인 기록은 없지만, 2020년 발표된 한 연구에서 쿠웨이트만 한 가운데서 측정된 화씨 99.7도(섭씨 37.6도)가 역대 최고 수온 기록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기상학자와 환경단체들은 플로리다 해안의 전례 없이 높은 수온이 산호 등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바다가 너무 따뜻해지면 산호 조직에 서식하는 조류가 배출되면서 산호가 하얀색으로 변하게 된다. NOAA 연구원 앤드류 이바라는 “해당 지역에서 암초 전체가 하얗게 변한 것이 관찰됐다”며 “모든 산호 군락은 어떤 형태로든 부분적 백화(白化) 또는 완전한 백화를 보여주고 있었다”고 했다.
비영리단체 산호복원재단은 그간 산호초 복원 활동을 해온 마이애미 남부 해상의 솜브레로 지역을 탐사한 결과, 이 지역의 산호초가 100%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 20일 전했다.
이 단체는 “역사적인 폭염이 플로리다에서 산호 폐사를 촉발하고 있다. 수온이 치솟으면서 플로리다의 키 국립 해양보호구역 내 산호 개체 수의 손실이 현실이 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기후 변화 대응의 시급성을 보여준다. 산호초와 같은 중요한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후 변화와 그 파괴적인 영향을 완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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