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명 인명피해 부른 ‘극한 호우’…“앞으로가 더 걱정”

김도훈 2023. 7. 2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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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호우.

문제는 지구 온난화로 극한 호우의 강도가 더 세지고, 빈도는 더 잦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최근 10년 동안 극한 호우 발생 건수는 연평균 8.5%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극한 호우가 예보된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예상될 경우, 일단 주민을 대피시키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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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호우. 문자 그대로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가 지난 14~15일 경북과 충북 일대에 쏟아졌습니다. 극한 강우에 곳곳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렸고, 미처 대피하지 못한 이들의 피해가 컸습니다. 사망 25명, 실종 2명의 인명피해가 난 경북은 특히나 피해가 컸죠.

피해 지역 중 한 곳인 경북 문경에선 지난 14일 하루 동안 189.8㎜의 비가 내렸습니다. 관측 사상 최고 수치였습니다. 통상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이 1,300㎜ 안팎인데요, 1년 내릴 비의 15%가 단 하루에 내린 겁니다.

장마철 총량을 봐도 역대급입니다. 올해 장마 기간 내린 비의 양은 평년의 200%였습니다.

손희정 / 대구지방기상청 기상사무관
"우리나라 부근으로 수증기 통로가 형성되면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남부지방에 690.4mm의 많은 양의 강수가 내렸고요. 평년 강수량의 200% 정도 되겠습니다."


■더워지는 지구… 앞으로가 더 문제

문제는 지구 온난화로 극한 호우의 강도가 더 세지고, 빈도는 더 잦아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기상학자들은 지구 기온이 1도 오르면 폭우의 원인이 되는 수증기가 7%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합니다. 실제로 최근 10년 동안 극한 호우 발생 건수는 연평균 8.5%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재난 대응도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당장 강수량만 하더라도 시군 단위로 예보되고 있지만, 동네별 편차가 너무나 크다는 걸 우리는 직접 느끼고 있죠.

강남영/경북대학교 지리학과 교수
"강수의 지역별 편차가 크게 날 수 있다는 것이죠.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해서 안전한 게 아니라 내리기만 하면 이럴 수 있다는 정도의 염두에 두고 우리가 앞으로 대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 미래 전망은 더 우울합니다. 영남대 연구팀이 수행한 <제3차 경북 기후변화 적응대책 세부 시행계획>을 보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금과 같다고 가정할 경우 2080년 경북에서는 산사태 발생 확률이 33.9%, 산불 발생 확률도 9.9% 증가합니다. 태풍으로 인한 침수 면적은 9.9% 확대되고, 낙동강의 수질도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 "재난 안전 관리 시스템 전면 재검토"

행정기관은 재난 안전 관리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입장입니다. 지금의 방식으로는 예방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아이디어가 나오는데요, 가장 단기적인 대책으로는 '강제 대피 명령 발동'입니다. 극한 호우가 예보된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가 예상될 경우, 일단 주민을 대피시키자는 겁니다. 대피는 당연히 주민 동의가 필요한 일이지만, 특정 조건이 갖춰진다면 강제적으로 집행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또 주민 대피의 효율성을 높이고, 더욱 안전한 대피시설을 마련하는 등의 방안도 필요합니다.

건축물을 지을 때 재난 분야 영향 평가를 포함시키고, 농경지와 택지, 주거지까지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등의 중장기 과제도 필요합니다.

정교철 / 안동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 교수
"건물을 지을 때 건축물 관련 규제만 적용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건축물 규제뿐만 아니고 그 주변 산지라든지 계곡 이런 곳의 재해 관련 발생 원인 파악을 해서 영향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 변화의 흐름 속에 이상 기온, 극한 호우가 일상이 되어 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을 지킬 수 있는 확실하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고민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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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기자 (kinc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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