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우주항공시대에 우주영화, 굿타이밍[이 영화]

신진아 2023. 7. 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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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문'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우주항공시대, 한국산 우주영화가 나오니 그야말로 ‘굿타이밍’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2년 누리호의 2차 발사 성공으로 전 세계에서 7번째로 1t급 실용위성을 우주 발사체에 실어 자체 기술로 쏘아올린 나라가 됐다.

이러한 가운데 '신과 함께' 시리즈의 쌍천만 감독 김용화의 SF영화 ‘더 문’은 단지 허구의 영화가 아니라 마치 다가올 미래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여름 개봉한 ‘한산: 용의 출현’처럼 자긍심과 같은 감정도 안겨준다.

극적 재미와 장르의 특성상 관전 포인트가 될 수밖에 없는 VFX 기술은 어느 눈높이에 맞추냐에 따라 아쉬움도 있지만, 평균 수준 이상의 스펙터클과 재미,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들 손을 잡고 극장을 향하는 부모의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언론시사회 후 박수도 나왔다.

‘더 문’은 사고로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 작품. 2029년, 5년 전 실패를 딛고 대한민국의 달 탐사선 우리호가 달을 향한 여정에 나선다.

위대한 도전에 전 세계가 주목하지만 태양 흑점 폭발로 인한 태양풍이 우리호를 덮치면서 황선우(도경수) 대원만이 홀로 남겨진다.

달에 홀로 남겨진 우주인이라는 설정이 할리우드 영화 '마션'을 떠올리게 했지만, 한국적 감수성을 강조한 드라마 전개로 국내에 익숙한 SF영화 '그래비티'나 '마션'과 겹친다는 느낌은 크지 않다.

5년 전 나래호 참사로 동료를 잃은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은 특별한 인연이 있는 선우를 구하기 위해 나로우주센터에 합류해 고군분투하고, 자신의 전처인 나사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김희애)에게 도움을 청하나 그마저 쉽지 않다.

영화는 달에 홀로 고립된 선우와 그를 살리기 위한 나로우주센터를 중심으로 한 사람들의 고군분투가 중심 축이다. "문과 출신인데 왜 과학기술부 장관을 시켰냐"며 툴툴대는 장관 등 감초 배우들이 중간중간 유머를 시도하나 달에 고립된 우주인을 구출해야 한다는 극적인 상황의 특성상 영화는 대체로 심각하고, 진지하다.

선우와 재국의 유사 부자 이야기는 다소 구태의연하다는 느낌도 준다. 재국으로선 선우를 꼭 구해야 한다는 간절함이 있고, 선우는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는 점에서 둘의 관계는 상처와 갈등 회복의 드라마로 작동하고, ‘조력자’ 문영이 결정적 순간에 내린 선택은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감동 한 스푼을 더한다.

특히 지난 2년, 전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선우와 같이 대다수가 고립된 삶을 살았다. 이 때문에 망망대해에 홀로 남은 선우를 구하는 행위는 어느 순간 코로나19로 고립됐던 세계 시민을 구하는 행위로 확장되기도 한다. 이는 중반부 다소 지루한 순간을 잊고 마지막 뭉클한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영화 '더 문' 쇼케이스가 많은 팬들의 관심 속에 열리고 있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 분)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 분)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사진=뉴스1
25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영화 '더 문' 쇼케이스가 많은 팬의 관심 속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25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영화 '더 문' 쇼케이스가 많은 팬의 관심 속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더 문'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경수, 김희애, 설경구. 사진=연합뉴스

김용화 감독, 4년 올인 "프리 프로덕션만 7개월"

‘더 문’의 도입부는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한국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실을 근간으로 우리가 곧 맞이할 수도 있는 미래인 유인 달 탐사를 전면에 다루며 리얼리티를 끌어올린다.

달에 첫 발을 내디딘 최초의 우주선 우리호와 달 표면에 태극기를 꽂은 우주 대원, 달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얼음 샘플을 채취하는 등 현실을 토대로 한 풍부한 상상력과 영화적 볼거리가 기존에 나온 한국형 우주 SF영화와는 다른 결의 재미를 제공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왜곡 없이 구현하고 싶었다"는 김용화 감독은 중력, 무중력, 진공 상태 등 달과 우주에 관한 부분과 관련해 고증을 거듭했다. 시나리오, 프로덕션 디자인 단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가 전문 연구기관으로부터 자문을 받았다.

지구와 여러 조건이 다른 달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인 반응들과 관련해선 촬영에 앞서 미술, 촬영 등 여러 파트에서 오랜 시간 사전 테스트와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쳤고, 우주 장면은 모두 프리비즈(Pre-Visualization) 작업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리얼리티를 위해 고해상도 카메라를 사용했다. 이에 따라 실제 나사(NASA)에서 쓰는 부품과 소재를 활용해 세트의 정교함을 높였다. 내부 LED 패널과 그 위에 띄워지는 그래픽, 전자 작동하는 스위치 등 우주선이 갖춰야 할 모든 요소를 직접 제작해 실물에 가까운 우주선 세트를 만들었다.

나로우주센터에서 스태프들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수십 개의 모니터 화면은 블루 스크린이 아닌 디테일한 수치를 넣어 높은 해상도로 디자인한 모션 그래픽을 띄워 놓았으며, 우주 대원 선우가 달 표면을 주행할 때 타는 탐사 차량도 전문가와 함께 실제 달에서 운행과 기본 미션을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제작해 완성도를 높였다.

김용화 감독은 “피사체 하나부터 한 땀 한 땀 더 정성스럽게 쌓아올리면 그만큼 전반적인 퀄리티도 함께 상승한다. 옷이 됐든 미술 소품 하나가 됐든 실제 제작해서 VFX와 콜라보를 하자는 차원이었다”며 VFX뿐 아니라 실물 세트 또한 충분히 활용했다고 밝혔다.

소리에도 정교한 우주의 디테일을 담았다. 소스 작업을 제외하고 프리, 포스트, 파이널까지 세공에 가까운 믹싱 작업을 진행했고, 진공 상태의 우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물리적 충돌 등을 사실감 있게 재현했다.

‘더 문’은 프리프로덕션만 약 7개월 넘게 공을 들였다. 김용화 감독은 “세세한 요소 하나하나를 보더라도 실제와 이질감이 없다”며 “지난 4년간 이 영화에 올인했다”고 밝혔다. 8월 2일 개봉.

영화 '더 문' /사진=뉴스1
영화 '더 문' /사진=뉴스1
영화 '더 문'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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