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한국형 SF 블록버스터의 신세계 [마데핫리뷰]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대한민국 우주 대원 황선우. 다시 임무를 주십시오."
2024년, 우리나라 최초 유인 달 탐사선 '나래호'가 우주로 쏘아 올려졌으나 공중에서 폭발해 조각조각 부서지고 만다. 5년 뒤 한국항공우주국(KASC)은 '나래호'의 결함을 보완해 만든 '우리호'를 출격시킨다.
하지만 '우리호'는 반드시 달에 착륙하리라는 간절한 기원에도 재차 고난을 맞는다. 태양 흑점 폭발로 발생한 태양풍이 선체를 덮치고 만 것. 탐사 대원들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선우(도경수)는 죽음의 문턱에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무사히 달에 발 디딘 황선우는 자원을 채취해 착륙선으로 복귀하려던 중 무시무시한 유성우를 접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KASC와의 통신마저 끊어져 황선우의 생사 확인조차 불가능한 상황.
'나래호' 참패로 수년간 산속에 박혀 살던 나로 우주센터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이 황선우의 무사 귀환을 위해 힘을 보탠다. 김재국은 황선우를 구출하려 전처인 미 항공우주국(NASA)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김희애)에게 도움을 청하나 쉽지 않다.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2017), '신과함께-인과 연'(2018)으로 2,600만여 관객을 동원한 김용화 감독의 신작 '더 문'은 생생한 사실감을 내세운 한국형 공상과학(SF) 블록버스터다. 촬영을 비롯해 시각특수효과(VFX), 색 보정 등 제작 공정을 4K로 담아 달과 우주의 질감을 극대치로 표현했다.
"극장에서 관람했을 때 시청각적 만족도가 높은 콘텐츠"라는 김용화 감독의 말마따나 '더 문' 속 우주 세계는 정교하다 못해 직접 체험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제작진은 굉음과 함께 쏟아지는 유성우, 먼지를 뿜으며 달 표면을 질주하는 월면차, 무중력의 우주선 내부를 한 치 틈도 없이 완연하게 구현해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에게 자문 받고 실제 NASA에서 사용하는 부품과 소재를 활용해 우주선을 만들었다.
황선우를 연기한 그룹 엑소 멤버 겸 배우 도경수의 호연이 유독 눈에 띈다. 도경수는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으로 '깡다구'는 좋지만 우주선 조작이 설어 허둥대는 황선우에 더해 동료들을 잃은 절망감, 홀로 남겨진 공포심, 어떻게든 맡은 일을 해내려는 투지까지 막힘 없이 빚어낸다. 중력의 강도에 따라 달라지는 움직임도 유려하게 묘사해 몰입도를 높인다.
볼거리에 비해 서사는 다소 평평하고 밀도 낮게 흘러간다. '달에 홀로 고립된 우주 대원의 탈출기'를 떠올리면 누구나 충분히 상상 가능한 범주를 맴돈다. 황선우가 38.4만km 떨어진 달에서 극적으로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정신적, 체력적 능력을 갖췄다는 정보를 소개글 몇 줄로 대체한 점 또한 아쉽다. 황선우의 전사를 조금이라도 더 다뤘다면 당위성이 보다 명확해지지 않았을까.
'더 문'은 오는 8월 2일 개봉하며 상영 시간은 129분, 12세 이상 관람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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