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돈 벌 수 있다”...5조원 번 다단계 회사, 판매원이 번 수당은?

공정위, 다단계업체 실적 공개
작년 총 매출액 매출 5조인데
판매원 수당은 고작 135만원
상위 1% 판매원 평균 7274만원
등록 판매원의 80%는 수당 0원

지난해 다단계 판매 회사의 총 매출액이 5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등록 판매원 10명 중 8명은 판매 실적에 따른 수당을 한 번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당을 받은 판매원들의 연 평균 수당은 135만원으로, 상위 1% 판매원 평균에 비해 50배 이상 낮았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2022년도 다단계판매업자 주요 정보 공개 자료를 발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다단계 판매원 수는 총 705만명으로 2021년(730만명)보다 3.4% 감소했다. 다단계 판매업체 수도 같은 기간 9개 줄어 111개로 집계됐다. 이들 회사의 연 매출액 합계는 5조4166억원으로 2021년(5조1831억원)보다 4.5% 증가했다. 다만 한국암웨이·애터미 등 상위 10개사 매출액이 4조2316억원으로 전체의 78.1%를 차지했다. 이는 2021년보다 0.3%포인트 소폭 떨어진 수치다.

다단계 판매원들에게 지급된 후원수당 총액은 2021년(1조7742억원)보다 4.5% 증가한 1조85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회사로부터 한 번이라도 판매 후원 수당을 받은 인원은 약 137만명으로 전체의 19.4%에 불과했다. 2021년(139만명)보다 2만명(1.4%)가량 감소한 수치다. 해당 지표는 최근 5년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단계 판매원은 자신과 자신보다 단계가 낮은 하위 판매원의 판매실적 등에 따라 판매업자로부터 후원수당을 받는다. 다단계 업체가 취급하는 주요 품목은 건강식품, 화장품, 통신상품, 생활용품, 의료기기 등이다.

후원수당을 받은 판매원 사이의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81%(111만명)는 연간 50만원 미만의 후원수당을 받았으며, 연 3000만원 이상을 받은 판매원은 0.8%(1만1135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상위 10개 사업자 소속 판매원이 9182명으로 82.5%에 달한다. 후원수당 상위 1% 미만 판매원은 연간 평균 7274만원, 상위 1~6%는 평균 741만원을 받았다. 2021년 상위 1% 미만 평균 수당은 6917만원, 상위 1~6%는 685만원이다. 상위 60~100%는 4만원으로 같았다.

이 같은 격차는 현행법에서 후원수당을 책정하는 기준에 따라 구조적으로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현행 방문판매법은 후원수당에 대해 △자신의 거래실적 △다른 판매원의 거래실적 △조직관리, 교육·훈련실적 △기타 판매활동 장려 등을 근거로 지급하는 경제적 이익을 일컫는다. 상위 판매원들은 통상 네 개 명목의 후원수당을 모두 지급받는데 비해, 자가소비 목적으로 가입한 하위 판매원들은 주로 첫 번째 항목에 대한 수당만 받아 후원수당 수령금액이 적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단계 판매원은 해당 업체가 방문판매법상 등록 업체인지, 후원수당 지급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후원수당 지급한도는 매출액의 35%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를 초과한 수당지급을 약속하거나 지급하는 것은 법 위반에 해당하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