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없는 왕복 7차선 도로서 무단횡단…대인사고 나자 보험사는 “운전자 과실 70%” [영상]

전남 순천의 왕복 7차선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다 차에 들이받히는 여성(붉은 원). ‘한문철 TV’ 유튜브 영상 갈무리

 
왕복 7차선 도로에서 무단횡단하던 보행차가 차에 들이받히자 차주 측 보험사가 운전자에게 70%의 과실이 있다고 통보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0일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에는 운전자 A씨가 제보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일 오후 4시쯤 전남 순천에 있는 왕복 7차선 도로의 4차로에서 우회전을 하기 위해 주행중이었다.

당시 도로에는 신호등이 없었으나 3차로에 B씨의 차량이 정지한 채 있었다.

그런데 A씨가 옆 차로의 차량을 지나치려던 찰나, 갑자기 B씨 차 앞에서 무단횡단하던 중년 여성이 나타나 A씨의 차에 들이받혔다. 사고가 나자 여성과 함께 무단횡단하던 남편이 다가왔다.

무단횡단 보행자가 4차로에서 A씨의 차에 들이받히는 장면. 블랙박스 영상은 B씨의 차량에서 촬영된 것이다. ‘한문철 TV’ 유튜브 영상 캡처

 
B씨의 블랙박스 영상에 따르면, 무단횡단을 한 부부는 공사중이던 1차로에서 길을 건너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길가에 서있는 부부를 본 B씨가 차를 멈춰세웠고, 그 틈을 타 부부가 2·3차로를 지나 무단횡단하던 중 여성이 사고를 당한 것이다. 사고 발생 지점 전방에는 육교가 있었다.

여성은 차에 받히며 허리부터 바닥으로 떨어져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무단횡단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부부(왼쪽). ‘한문철 TV’ 유튜브 영상 캡처

 
사고에 대해 A씨 측 보험사는 그에게 70%의 과실이 있다고 통보했다. A씨의 문의에 경찰에서도 운전자 측 과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A씨는 “사고 발생 도로의 규정속도는 시속 50㎞이었고, 블랙박스 상 측정된 내 속도는 시속 54㎞이었다. 언덕을 넘으며 가속됐었다”며 “아직 경찰에 정식 접수는 하지 않았지만 규정 속도를 넘긴 것이 불리하게 작용할지 궁금하다”고 문의했다.

이에 한문철 변호사는 “우회전을 하려는 차량에게 잘못이 없어야 옳다. 이걸 어떻게 피하냐”고 개탄했다.

한 변호사는 “무단횡단자가 경찰에 접수하면 경찰은 ‘차 대 사람 사고이기 때문에 운전자 잘못’이라며 A씨에게 안전 운전 의무 위반으로 벌점과 범칙금을 부과할 것”이라며 “이를 거부하고 즉결심판으로 가야 한다. 이런 사고는 무단횡단자 과실 100%로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A씨에게 70%의 과실이 있다고 한 보험사에 대해서는 “일을 똑바로 해야 한다. 보험료 할증시키고 싶어서 안달났냐”고 힐난했다.

한 변호사는 “이런 사고로 바닥에 머리부터 떨어질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무단횡단은 매우 위험하다”며 “운전자는 경찰 단계부터 무혐의를 주장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