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 위험 1.5배?…스테로이드 장기 흡입 ‘부작용’ 주의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COPD) 환자가 흡입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면 폐렴 발생위험이 1.5배 증가하고, 폐렴이 발생하면 사망위험이 3.5배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따라 COPD 환자는 흡입스테로이드 사용 시 부작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는 흡연이 주된 원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COPD란 담배‧대기오염‧독성흡입물질 등의 원인으로 기도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기도가 좁아지면서 서서히 폐쇄(협착)가 일어나는 질환을 뜻한다. 과거에는 ‘담배를 피우던 사람이 중년 이후부터 서서히 숨이 차는 질환’으로 여겨졌다. 물론 20년 이상의 흡연을 이어갔을 때 많이 발생하는 것은 맞지만 최근에는 미세먼지‧작업장분진‧가스 등의 관련성도 확인되고 있다.

COPD는 현재 전세계 사망률 순위 3위인 매우 중대한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비전염성 5대 질환 가운데 하나로 COPD를 지정했으며, 국내에서도 40세 이상 인구의 COPD 발병률이 13.4%로 높은 편이다.

증상은 서서히 나타난다. 처음에는 간혹 가벼운 호흡곤란과 기침이 나타나지만, 병이 진행되면서 호흡곤란이 심해진다. 말기에 이르면 심장기능도 떨어진다.

특히 기관지와 폐 조직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COPD의 특징에 따라 급성으로 악화하면 심한 호흡곤란으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지며, 폐기능이 급속히 감소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급성 악화 예방을 위해 흡입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만, 장기사용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박주헌 아주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연구팀은 COPD 흡입스테로이드 장기사용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COPD 환자 978명을 2009~2012년 흡입스테로이드 사용 환자군 85명과 비사용 환자군 893명으로 나눠, 흡입스테로이드의 효과와 부작용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흡입스테로이드 사용 환자군이 비사용 환자군 대비 폐렴과 결핵의 발생위험이 약 1.5배 더 높았고, 폐렴 발생시 약 3.5배 높은 사망률을 보인 것을 확인했다.

앞서 호흡기질환자와 감염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장기간 흡입스테로이드 사용시 ▲폐렴 ▲결핵 ▲구인두진균증 ▲목소리 변성 ▲골밀도 감소 ▲혈당증가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COPD 환자도 이러한 부작용에 노출됨을 뜻한다고 해석했다.

COPD 예방을 위해 금연이 꼭 필요하다. 이미지투데이

박주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국내 대규모 COPD 환자를 대상으로 흡입스테로이드의 포괄적인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임상에서 COPD 환자의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COPD 예방을 위해 담배는 반드시 끊고, 실내외 공기오염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며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40세 이상의 흡연자가 기침‧가래‧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있다면 폐기능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