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메모리 흐름 바꿨다"…SK하이닉스 'HBM'發 실적개선 가속
3분기 적자폭 더 줄일 듯…"AI향 매출 20% 넘을 전망"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메모리 반도체 한파의 출구가 보이고 있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에도 2조9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로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AI향 메모리 성장에 힘입어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 3분기에는 적자 규모를 더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D램과 낸드 플래시의 온도 차이는 있었다. D램은 AI향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수요 확대로 평균판매가격(ASP)을 높였지만, 낸드는 여전히 재고 감소가 더디게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낸드 감산을 5~10% 수준 확대하기로 했다.
◇ 적자에도 AI향 D램·HBM 수요↑…"메모리 회복국면 진입"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2조882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은 7조3059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1% 줄었다.
3개 분기 연속 적자로, 올 상반기 손실 규모만 6조3000억원에 달한다. 메모리 수요가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높아진 재고수준을 정상화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그나마 D램은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생성형 AI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분위기가 개선됐다. 앞서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은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선언한 바 있다.
특히 AI 수요는 빠르게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 AI 서버는 더 빠른 연산처리를 위해 일반 서버에 비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8배 메모리를 사용한다. 가격도 기존 D램보다 비싸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을 포함한 그래픽 D램이 차지한 비중이 지난해 하반기 10%대였으나, 2분기에는 20% 수준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기존 DDR4 등 일반 D램 가격은 하락한 반면 AI 서버에 들어가는 높은 가격의 고사양 제품은 판매가 증가한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며 HBM3와 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났다"며 "AI 메모리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D램은 고사양 서버 수요 외에도 모바일 고객들과 PC업체들의 수요 증가로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30% 중반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낸드 플래시는 재고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낸드 재고평가손실은 5000억원 수준이다. 하반기에는 낸드 제품의 감산 규모를 5~10% 수준 확대해 대응할 계획이다.
◇ 3분기 적자 1조원대로 줄어드나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로 2조1687억원 손실을 추정했다.
다만 컨센서스는 지속해서 개선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 2조4345억원 손실이었고, 1개월 전에는 2조3095억원이었다.
분위기 개선이 이어지면 3분기 적자 규모가 1조원대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에도 메모리 수요는 완만한 속도로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D램 출하량은 10% 초중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AI 서버에서 고용량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강력히 발생하면서 성장을 이끌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과 고용량 DDR5 모듈 등 AI 관련 제품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성장하며 매출 비중이 20%를 웃돌 것으로 기대했다.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주문이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HBM 시장은 2년 간격으로 사이클이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오는 2026년에는 HBM4로 전환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하반기 HBM3E를 양산하고, HBM4 준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고객 메모리 재고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감산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3분기는 회복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에는 계절성 영향과 함께 모바일 신제품 출시 등도 예정돼 있어 수요 개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해 개선된 수요와 감산 효과가 영향을 미치면서 연말 재고가 현재보다 상당부분 축소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올해 투자를 지난해보다 50% 이상 줄인 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다. 상반기와 같은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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