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정부 부채·규제 걸림돌…향후 세계 경제 회복 이끌지 못할 것"
헤니 센더 블랙록 매니징 디렉터
"민간이 혁신 주도해야지만…'시진핑 체제' 아래 민간 규제"
"민간 부문, 압력·간섭 높아지며 자본도피 직면"
'포스트 차이나' 인도 낙관…"투자 장벽 철폐하고 있다"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그간 세계는 중국에서 경제 성장 동력을 찾았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회복이 중국에서 재현되긴 어렵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서 국제금융 수석칼럼니스트를 역임했던 헤니 센더(Henny Sender) 블랙록(BlackRock) 매니징 디렉터(사진)는 26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의 초청 대담 웨비나에서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센더 디렉터는 국제경제, 금융시장 전문가로 꼽힌다.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정책을 펼치면서 수요와 공급 균형이 깨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는 민간분야의 규제 리스크와 이어진다는 것이 센더 디렉터 설명이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은 미국 경제와의 차이를 좁히며 빠른 성장을 달성해 왔지만 ‘시진핑 체제’ 하에서 민간 기업들을 강력하게 규제해 왔다”며 “민간분야가 혁신을 이끌어야 하는 데 규제 때문에 이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알리바바, 텐센트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민간 부문이 급성장하며 중국 고성장의 동력을 제공했었지만, 중국 정부가 시진핑 주석 3연임 전후로 공산당 장악력 강화를 위해 민간 부문에 대한 압력과 간섭을 높이면서 자본도피(Capital Flight)를 비롯한 도전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자국 기업들이 규제를 피해 해외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센더 디렉터는 ‘포스트 차이나’로 꼽히는 인도에 대해선 낙관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인도 정부가 최근 외국인들의 투자를 방해했던 여러 가지 장벽들을 철폐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국가 자체가 많은 야심을 갖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은행들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거나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는 것 등을 예를 들었다.
다만 인도가 빠르게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다고 봤다. 센더 디렉터는 “인프라 등이 중국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인도 경제가 본격적 궤도에 오를 때까지 장기적 관점에서 인내심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막연한 장밋빛 기대나 과도한 열광은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센더 디렉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도 곁들였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27일 새벽 공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연준이 정책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제롬 파월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그는 “언제까지 미국 경제가 견실하게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통화정책만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 한다면 연준이 또다시 실수를 하게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금이나 공급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 등 다양한 방면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등 지속 가능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유익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에 자칫 단기적으로 공급 측면의 가격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방적으로 금리만 올린다고 물가가 잡히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센더 디렉터는 전 세계적으로 이상 고온과 홍수 등 기상이변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 대응을 비롯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와 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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