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밉보일까'…콜센터 노동자 5명 중 2명 "아파도 출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콜센터 노동자 5명 중 2명은 아파도 병가나 연차휴가를 쓸 수 없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콜센터 노동자들은 상당한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려 방광염, 성대결절, 정신질환 등 심각한 질환에 주로 노출되지만,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한 병가나 연차 휴가를 마음대로 쓸 수 없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0%는 "아파도 못 쉰다"…우리나라 노동자 평균 17%보다 23%p 높아
13%는 "회사가 휴가 못 쓰게 막는다" 호소하기도
민주노총 "숨 쉴 틈 없는 현장에서 콜센터 노동자들의 쉴 권리 요구"
콜센터 노동자 5명 중 2명은 아파도 병가나 연차휴가를 쓸 수 없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노동자 10명 중 1명은 회사로부터 휴가를 쓰지 못하도록 강요받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6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2층 중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조사에서 △콜센터노동자의 고용, 임금, 노동시간, 휴가(연차 등) 실태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 △여성 건강권 △직장 내 괴롭힘 △고객·직무 스트레스 △교육훈련 △노동조합 등을 주요 항목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콜센터 노동자들은 상당한 직무 스트레스에 시달려 방광염, 성대결절, 정신질환 등 심각한 질환에 주로 노출되지만,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한 병가나 연차 휴가를 마음대로 쓸 수 없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0%는 아파도 병가나 연차휴가를 낼 수 없었다. 이러한 답변 비율은 우리나라 노동자 평균(17%)보다 23%p나 높았다.
아파도 병가나 연차휴가를 쓸 수 없었던 이유를 살펴보면, '관리자에게 밉보일까봐'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소득이 줄어들까봐', '동료에게 미안해서'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특히 '회사가 휴가를 못 쓰게 한다'는 응답도 13%에 달했다.
이처럼 콜센터 노동자들이 아파도 병가를 쓰지 못하는 가운데,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는 심각하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70%는 허리 통증, 만성피로 등으로 병원, 한의원, 약국 등 치료를 받았다고 응답해, 우리나라 노동자 평균 응답률보다 3~6배 높았다.
이처럼 콜센터 노동자들의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지만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노동자 건강권을 보장하는 관련 제도는 콜센터 사업장에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했다.
'하루 업무 중 점심시간을 포함해 1시간 이상 휴식을 취한다'는 응답이 61%로 나타나, 나머지 40%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법정 휴식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는 '직업성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 조사'를 시행하고 조사 결과를 노동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하지만 응답자 중 80%가 해당 조사 결과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콜센터 노동자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현장 발언을 이어 나갔다.
공공운수노조 김현주 대전지역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저도 18년 콜센터에 근무하면서 자궁질환과 고질적 방광염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저희들이 근무하는 현장에는 여성암으로 아파하는 콜센터 상담사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고용노동부본부 조미선 부본부장은 "얼마 전 동료가 본인의 연차휴가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에서 허용해 주지 않아서 본인만 가족 여행을 못 가게 된 이야기를 했다"며 "아직도 연차계획서를 작성하고 당일 연차 사용 시 패널티를 적용해 성과평가를 낮게 받게 하는 센터들이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해 "50만 명으로 추정되는 우리 사회 콜센터노동자의 사회적 중요성은 날로 높아가고 있으나 간접고용, 열악한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콜센터 노동자들의 인권이 존중되고 감정노동자로서의 보호조치와 숨 쉴 틈 없는 현장에서 제대로 된 쉴 권리 보장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조사는 민주노총이 지난 4월 24일부터 5월 29일까지 콜센터노동자 1278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결과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양형욱 기자 yangsim@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다리 만져 줘" 택시기사 성추행한 女승객…경찰, 강제추행 적용 검토
- "레고 조립 못해? 팔굽혀펴기 120번!"…아들은 6살이었다
- "이자까지 막으려면 커피 2400잔 팔아야…버티기 힘들어"
- 지하철 1호선 선로서 사망사고…지하철·KTX 일부 지연
- '이 나라' 혼란 점입가경…도심 '폭발물' 발견되더니 검찰청도
- [뒤끝작렬] 朴정부 경찰수장 수난시대…자업자득인가
- [뒤끝작렬] 스러진 DJ의 장남과 공허한 '좌파 독재'
- 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에게 핵포기하고 경제 택해야 얘기했다"
- 가까스로 살아난 '패스트트랙'…향후 정국과 변수는?
- 폼페이오, “이란 밖 나가는 원유 없을 것"...한국 등 수입금지 예외 종료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