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량 늘었지만 채산성은 뚝”…석유제품 상반기 성적표보니

김대영 매경닷컴 기자(kdy7118@mk.co.kr) 2023. 7. 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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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제품 수출량 2년 연속 증가
수출금액은 전년比 22.1% 감소
수출채산성 악화, 업계에 악영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량이 2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수출금액은 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감소했다. 수출 채산성도 악화돼 정유업계 상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정유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의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증가한 2억2850만배럴로 집계됐다. 상반기를 기준으로 보면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셈이다.

글로벌 이동 수요가 증가하면서 2년 연속 수출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석유협회는 “수출량 증가는 석유화학 경기 둔화에 따른 내수 수요 위축과 일부 정유사의 정기보수 등에도 불구하고 수출 확대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유업계의 노력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수출금액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단가가 하락한 탓이다.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금액은 218억1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줄었다.

석유제품의 경우 팬데믹 영향으로 2021년 수출량이 10년 만에 최저치인 1억9600만배럴을 기록하기도 했다.

석유제품 수출단가에서 원유 도입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 역시 낮아져 배럴당 11.4달러에 그쳤다. 글로벌 정제마진 약화로 52%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이는 정유업계 상반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석유제품 중 최다 수출품목은 경유로 전체 물량의 41%를 차지했다. 휘발유와 항공유는 각각 20%, 19%를 차지했다. 나프타는 8.0%였다.

특히 항공유의 경우 글로벌 여객 수요가 늘면서 수출이 20.6% 증가했다. 나프타는 중국·일본 수출이 확대된 영향으로 41% 늘어났다. 석유제품 중 가장 큰 증가폭이다.

국가별 수출 순위는 호주(18.2%), 싱가포르(11.8%), 중국(11.2%), 일본(10.1%), 미국(9.6%) 순이다.

호주는 지난해부터 석유제품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도 항공유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수출물량이 25.6% 늘었다. 주요 수출국 중 최고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실제 호주의 올 1분기 항공유 수요는 67% 증가했다. 올 연말까지 항공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적인 수출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대미 휘발유 수출량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95% 증가한 525만배럴을 기록하면서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으로 수출되는 미국산 휘발유가 확대된 데다 미국 내 휘발유 재고가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영향으로 보인다.

또 하절기 드라이빙 시즌이 도래하면서 휘발유 소비가 늘어 수출량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석유제품 수출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 OPEC+의 감산 정책에 따른 유가 변동성 확대 등이 대외적 여건이 맞물릴 수 있어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계는 러시아산 저가 원유 수입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인도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정유업계는 세계 각국으로 저변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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