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보증금 못 돌려주는 집주인, '특례보증 대출' 받을 수 있다

2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제18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확정·발표한 관계부처 합동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중 역전세난 대책의 후속조치로 등장한 '전세보증금 반환 특례보증'(이하 '특례보증')을 오는 27일붜 본격 도입·시행한다고 밝혔다./사진=뉴시스

집값 상승기 고점에서 체결됐던 전세계약 만기가 올해 하반기 다수 도래함에 따라 종전 전세보증금보다 신규 계약 보증금이 더 낮아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이를 반환하기 어려워지는 역전세난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이 나왔다. 후속 세입자의 보증금을 보호하기 위한 특례보증 상품이 금주 내 출시될 예정이다.

2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오는 27일부터 '전세보증금 반환 특례보증'(이하 '특례보증')을 본격 도입·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례보증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와 서울보증보험(SGI)도 같은 날부터 취급을 시작한다.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제18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확정·발표한 관계부처 합동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중 역전세난 대책의 후속조치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역전세난 등으로 전세보증금이 줄어들거나, 후속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기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여력이 부족한 집주인에 전세금 반환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달 27일부터 내년 7월31일까지 소득 대비 대출비율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대신 DTI(총부채상환비율) 60%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1년 간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대출을 받는 집주인의 후속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해 특례보증 가입 의무화를 추진하는 조치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집주인은 후속 세입자를 더 빨리 구할 수 있고 후속 세입자는전세보증금 미반환 걱정을 덜 수 있다. 이번에 시행되는 특례보증은 이 조치에 따른 것으로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해 한시적으로 대출을 받는 집주인이 후속 세입자 보호를 위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후속세입자가 가입하고 집주인이 보증료를 납부하는 특례보증은 27일부터 HUG 영업지사 또는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집주인이 직접 가입하고 보증료도 납부하는 보증은 8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시간 제한을 두고 운영하는 대출 상품임을 고려, 지역별 전세보증금상한(수도권 7억원, 기타 지역 5억원)은 적용하지 않는다. 보증료율은 공적 보증기관인 HUG와 HF 모두 동일한 수준인 아파트 0.13%, 아파트 외 0.15%로 설정했다.

HUG·HF·SGI의 보증 3사는 전세보증금 전액에 대해 보증보험을 가입해야 한다. 일부는 불가하다. 집주인은 후속 임대차 계약이 있는 경우 후속 세입자의 전입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보증가입을 완료하거나 보증료를 납부해야 한다. 대출 실행 후 지체 없이 보증에 가입하는 것이 원칙이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반환목적 대출을 받았다면 후속세입자와의 전세계약에 대해서는 기존 전세반환보증이나 임대보증금 보증상품이 아닌 특례 반환보증상품으로 가입해야 한다.

등록임대사업자가 종전 임대보증금보증의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후속 세입자를 받을 때도 특례보증 상품으로 신규 가입해야 한다. 다만 기납부한 임대보증금보증 보증료는 동일 보증기관의 특례보증 가입 시 중복된 기간만큼 보증료 환불이 가능하므로 기존 보증 발급기관과 동일한 기관 상품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민간임대주택법'에 따른 등록임대사업자가 특례반환보증상품에만 가입하더라도 이는 동법상 '임대보증 가입 의무'를 충족한 것으로 간주한다. 역전세 반환대출 실행 후 계약한 후속 세입자와 추후 갱신 계약을 할 때는 반환보증 가입이나 보증료 납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유병태 HUG 사장은 "이번 특례보증 상품은 역전세 대출을 받은주택에 입주하는 후속세입자를 반환보증 가입을 통해 보호하기 위해마련한 조치"라며 "이를 통해 기존 세입자의 원활한 전세보증금 회수도 지원하고 후속세입자도 보증금 미반환 걱정 없이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