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대북송금 재판…이화영 前 지사 부부싸움에 혼란

오상도 2023. 7. 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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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쌍방울과 연관성을 입증할 중요 진술을 두고 번복이 이뤄지면서,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이 임의로 변호사 해임서를 제출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자 검찰이 나서 '재판 독립성' 훼손을 거론하고 나섰다.

최근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과의 연관성을 일부 인정한 것을 기점으로 부인과 의견 충돌을 빚으며 급기야 변호인단이 재판 당일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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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쌍방울 연관성 입장 번복 뒤 혼란
부인은 남편 동의 없는 ‘변호인 해임’
자료 유출 이어 재판 독립성 훼손 우려
檢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일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쌍방울과 연관성을 입증할 중요 진술을 두고 번복이 이뤄지면서,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이 임의로 변호사 해임서를 제출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자 검찰이 나서 ‘재판 독립성’ 훼손을 거론하고 나섰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41차 공판은 별다른 진전 없이 오전 20여분, 오후 10여분 등 모두 30여분 만에 끝났다. 당초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 측 신문과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인 법무법인 해광 변호사들이 모두 불출석하면서 이 전 부지사를 대리할 변호인이 법정에 한 명도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뉴시스
최근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과의 연관성을 일부 인정한 것을 기점으로 부인과 의견 충돌을 빚으며 급기야 변호인단이 재판 당일 불출석했기 때문이다.

해광 측은 24일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이 남편 동의가 없는 변호인단(법무법인 해광) 해임신고서를 제출함에 따라 재판을 앞두고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반면 이 전 부지사는 오전 재판에서 재판부에 “집사람이 오해하는 것 같다. (해임 건은) 제 의사가 아니다”라며 해임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때 방청석에 머물던 부인 A씨는 “(당신) 그렇게 얘기하면 안 돼요. 정신 차려야 한다”며 “자기가 검찰에 회유당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아 정말 답답하다”고 소리쳤다.

부부간의 의견 대립은 지난 18일 40차 공판에서 이 전 부지사가 기존 입장 중 일부를 번복했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해광 소속 변호인은 “피고인은 그동안 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요청 여부에 대해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이고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으나 (최근 검찰 피의자 신문에서) ‘쌍방울에 방북을 한번 추진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재판부에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는 방북과 관련해 이 대표에게 두 차례 보고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진술은 곧바로 파문을 불러왔고 그동안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공세로 전환됐다.

이에 이 전 부지사의 부인은 최근 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탄원서에서 “남편이 고립된 채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의문을 제기했고, 민주당 의원들도 수원지검을 항의 방문해 “반인권적 조작 수사와 거짓 언론플레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인 김승원 의원(왼쪽부터), 인권위원장인 주철현 의원, 정치탄압대책위원장인 박범계 의원, 인권위 상임고문인 민형배 의원이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에 대한 검찰 수사에 항의하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을 찾았다가 지검장과의 면담이 불발되자 청사 앞에 앉아 농성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3월에는 이 전 부지사의 재판 속기록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검찰이 재판 기록 및 증거자료 유출 의혹 고발장을 접수해 조사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검사가 제공한 재판 관련 자료를 사건 또는 소송 준비 이외의 목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교부하거나 제시해선 안 되며, 위반 시 징역 1년 이하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전날 재판 발언을 통해 “검사로서 외부 세력에 의한 재판의 독립성 훼손이 심각히 우려된다”는 작심 발언을 내놓았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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