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만은 유턴기업에 ‘돈 보따리’...우린 당근 없는 정책에 “그냥 있을래” [리쇼어링 뒤처진 한국]
리쇼어링 기업 지원, 경쟁국가 차이 커
“파격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 더 필요”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해외에 진출한 자국 기업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에 나서는 국내 기업들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미국과 대만 등 경쟁국과 비교해 여전히 증가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산업육성법을 통해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공격적인 자국 투자 유도 정책을 펴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복귀 기업(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상 요건을 충족, 정부로부터 지원 대상 국내 복귀 기업 신청확인서를 받은 기업)의 수는 모두 24개로 조사됐다. 이는 2014년(15개)보다 늘었지만, 26개를 기록한 전년 대비 2개 줄어든 수치다. 기업 규모로는 중견·대기업이 전체의 37.5%(9개사)를 차지했다.
전기전자와 자동차, 화학 등 자본 집약적 업종이 복귀기업의 주를 이루면서 고용계획 규모는 1794명으로 전년 대비 21.3% 줄었다. 다만 국내 복귀 기업의 투자계획 규모는 역대 최대치인 1조108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국내 복귀 기업 규모도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까지 국내 복귀를 확인받은 기업은 모두 12곳이다.
전 세계적인 경제성장 둔화와 고금리 등 어려운 대내외 투자환경 속에서도 지원제도 강화 등을 통해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를 유도했다는 게 정부의 평가지만, 경제계 안팎에선 아직 경쟁국들과 비교해 정책 지원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복귀 기업 규모와 고용효과를 살펴보면, 경쟁국과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해외진출기업복귀법을 시행한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복귀한 기업 수는 모두 126곳이다. 대만의 경우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이보다 3배 많은 364개 기업이 복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난해 리쇼어링과 외국인 직접투자(FDI)에 따른 제조업 고용이 전년 대비 53% 늘어난 36만4904명을 기록했다.
리쇼어링 기업을 위한 정책 지원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공장·연구개발 시설 보조금으로 520억 달러를 지급한다. 대만은 리쇼어링 기업에 5000억 대만달러 규모의 국가발전기금을 활용, 대출을 지원하고 외국인 근로자 고용 비율을 최대 40%까지 허용한다. 일본 역시 자국 내 반도체·첨단범용제품 지원에 약 2조엔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도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을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고, 첨단·공급망 핵심업종 해외사업장 축소의무 면제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고용유지 등 까다로운 지원 조건 탓에 기업이 체감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 2020년까지 복귀한 77개사 가운데 실제 공장 가동 기업은 44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쇼어링과 외국인투자자에 대한 지원책 역시 개선해야 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 한도는 수도권의 경우 150억원, 비수도권은 300억원이다. 반면, 국가전략 기술 분야 외국인투자는 별도 예산한도 없이 투자금액의 최대 50%를 지급한다.
대기업 관계자는 “주요국의 공급망 확보 지원책은 리쇼어링과 외국인투자를 크게 구분하지 않는 반면 국내 지원책은 양자 간 차이가 매우 큰 상황”이라며 “실제 외국 내 사업장을 국내로 유턴할 수 있을 만큼의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우리 정부도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은 물론 보조금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현재 미국과 대만, 일본 등 각국이 보조금 전쟁을 벌이고 있는데 한국도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 자칫 국내 시장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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