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PC방 데려다주려고” 중앙선 침범사고로 20살 여성 숨지게 한 60대

중앙선 침범 교통사고를 내 자신의 차량에 동승한 20대 여성을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이은상 판사)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2)씨에게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2020년 8월 12일 오후 2시 30분쯤 자신의 차를 몰고 강원도 홍천군 도로를 달리던 중 중앙선을 침범, 반대편 차로에서 직진하는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상대방 운전자는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 차량에 타고 있던 B(20)씨는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그날 저녁 결국 숨졌다. B씨는 A씨 아들이 운영하는 PC방 아르바이트생이었다. A씨가 아들의 PC방이 있는 속초시로 이동하면서 B씨를 태우고 가다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 선 A씨는 당뇨병을 앓고 있었으며 사고 당시 이로 인해 혼수상태였기 때문에 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다 재판진행 과정에서 입장을 바꿔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중앙선을 침범해 사고를 일으켜 피해자를 사망하게 했다.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라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며 “다만 피고인도 사고로 전치 8주 상해를 입고 뇌손상 등으로 영구장해를 얻게 된 점, 피해자 유족에게 합의금을 지급해 원만하게 합의한 점,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춘천=배상철 기자 b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