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류하고도 미룬 복귀전···돌아온 류현진과 토론토의 ‘관리’

김은진 기자 2023. 7. 2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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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SNS 캡처



류현진(36·토론토)의 복귀전 일정이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통해 토론토가 얼마나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는지는 확인할 수 있다.

류현진은 지난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의 LA 다저스 원정경기부터 팀에 합류했다. 로스터 등록은 되지 않은 채 선수단과 동행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빅리그 복귀 직전으로, 27일 불펜피칭을 한 이후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한 번 던지고 복귀전을 치르게 된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1년 간 재활한 류현진은 지난 5월부터 복귀 준비를 시작했다. 불펜피칭, 라이브피칭을 거친 뒤 실전 점검도 루키리그, 싱글A를 거쳐 트리플A에서 2차례 등판해 총 4번의 실전 점검으로 투구 수를 85개까지 끌어올렸다.

트리플A에서 처음 던진 16일만 해도 류현진의 복귀 전 실전 점검은 1~2차례 더 있을 것이라고 예고됐지만, 지난 22일 등판해서 6이닝 3안타 2실점의 호투를 하자 류현진은 25일 LA 원정부터 함께 하기로 결정됐다. 이에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더 점검할 것이 없다. 재활 등판은 이날이 마지막”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일정상 29일 시작되는 LA 에인절스 3연전 중 등판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류현진의 복귀전은 그 뒤로 미뤄졌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지난 25일 현지 언론을 통해 “류현진은 주말 에인절스전서 복귀하지 않을 것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에 한 번 나간 뒤 복귀한다”고 말했다. 감독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이미 선수단에 합류한 채 빅리그에서 시뮬레이션 등판을 한 번 더 하고 진짜 복귀전에 나가는 것이다.

류현진이 느낄 부담을 덜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당초 류현진이 복귀하리라 했던 에인절스 3연전 중에는 오타니 쇼헤이가 등장한다. 오타니는 29일 토론토전에 선발 등판이 예고돼 있다. 1년 간 재활 뒤 복귀전 상대로는 매우 부담스럽다. 오타니는 현재 메이저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슈퍼스타고 류현진은 이제 재활을 마치고 복귀하려 하는 터라 입장이 전혀 다르지만,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메이저리그 스타 간 선발 맞대결이 벌어지면 일반적인 복귀전보다 관심도 훨씬 쏠릴 수밖에 없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런 불필요한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류현진의 복귀전을 이동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복귀 뒤 활약은 류현진 이후 야구인생을 결정하지만 토론토가 올시즌 결실을 맺는 과정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하다. 토론토는 현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 탬파에이에 4경기 차 뒤져 있다. 포스트시즌 승부를 걸어봐야 하는데 당장 29일부터 8월14일까지 하루도 쉬지 않도 17연전을 치러야 한다. 이 17연전이 후반기 토론토의 1차 승부처다. 이 17연전의 초입이 아닌 중간에 류현진을 투입하는 것이 선발 로테이션 운영상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5선발에 류현진이 합류해 17연전을 무사히 치르면서 기량 회복을 확인하면 토론토 마운드는 시즌 종반 승부에서도 한결 여유로워진다.

류현진의 복귀, 그리고 그 준비는 이미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토론토는 류현진이 2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다저스 선수, 코치, 직원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26일 구단 소셜미디어(SNS)에 소개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데뷔 때부터 7년을 뛰었던 첫 팀이다.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도 류현진의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전하며 “36세 투수가 큰 수술을 받고 1년 만에 복귀하는 것은 쉽지 않다”라며 “류현진의 복귀가 가까워졌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류현진이 저스틴 벌랜더처럼 사이영상 수상자의 역할을 할 필요는 없다. 다른 투수들이 휴식할 수 있도록 이닝을 책임져주는 것만으로도 성공적”이라고 전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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