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실했던 공사장 잡부”… 칼부림男 소문, 맞는 내용 많았다
실제로 피해자 4명 전원 남성
오늘 신상 공개 여부 결정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의 범인 조모(33)씨 신상과 관련한 글이 온라인에서 확산했다. 확인 결과 상당 부분 사실이었다.
지난 23일 온라인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는 과거 조씨와 알고 지냈다는 한 네티즌의 글이 올라왔다. 이 네티즌은 조씨가 인천 출신이며 이름은 조○, 키가 163㎝라고 주장했다. 그는 ‘조○’ 명의의 카카오톡 메신저 프로필을 캡처한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 네티즌은 현재 무직으로 알려진 조씨가 지난해 한 건설 노동 현장에서 근무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조씨가 작년 겨울에 두 달 정도 한 아파트 건설현장을 다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불만 많았던 사람이어서 기억이 난다”며 “엄청 불성실하고, 날로 먹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조선닷컴 취재 결과 조씨는 지난해 10월부터 2개월간 인천의 한 건설현장에서 일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양성공’(속칭 ‘잡부‘)으로 일당 15만원 정도를 받았다.
◇“키 작아 ‘조건 더 좋은 또래男’에 열등감”
조씨는 지난 21일 신림동 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상가 골목에서 행인을 상대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2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0대 남성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조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체포 직후 조씨는 경찰에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후 조사에서도 “남들보다 키가 작아 열등감이 있었다” “오랫동안 나보다 신체적·경제적 조건이 나은 또래 남성들에게 열등감을 느껴왔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범행을 미리 계획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전날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데스크톱 컴퓨터도 망치로 부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사건 당일 인천 집을 나설 때부터 범행을 염두에 뒀다”며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보려고 금천구 집에 들렀는데 ‘왜 그렇게 사냐’고 꾸짖어 더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6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조씨 이름과 얼굴 등을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하고, 오는 28일 조씨를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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