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필수품 된 텔레그램…'받은글’에 시총 3조 LS ‘들썩’

오귀환 기자 2023. 7. 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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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에 텔레그램 정보를 활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그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시가총액 3조원에 달하는 LS 주가가 텔레그램 메시지 하나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애널리스트 보고서와 주식 매매에 대해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큰 데, 텔레그램 정보방은 어떤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며 "받글을 돌리기 전에 해당 종목을 미리 사뒀을 수도 있을 텐데, 제도권이었다면 선행매매가 적용됐을 사안"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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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보고서엔 꿈쩍도 않더니 하루 만에 급등
출처 및 책임 소재 불분명…투자 참고 시 주의해야

주식 투자에 텔레그램 정보를 활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그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시가총액 3조원에 달하는 LS 주가가 텔레그램 메시지 하나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텔레그램 정보방에서 유통되는 메시지의 출처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지만, 금융당국이 손 쓸 방도는 없는 형편이라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그래픽=정서희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LS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2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 기준으로는 1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움직였다. LS 그룹주인 LS일렉트릭(LS ELECTRIC)(25%), LS네트웍스(29.85%), LS전선(4.8%), LS전선아시아(21%) 등도 강세를 보였다. LS 주가는 오전 11시 기준으로도 전 거래일 대비 15% 가까이 상승한 13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LS 주가가 돌연 급등한 것을 두고 전날 오전 텔레그램 방을 통해 공유된 ‘받글’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받글’은 받은 글의 줄임말로, 메신저 등을 통해 퍼지는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를 말한다.

전날 오전 9시 50분쯤 ‘LS… 제2의 POSCO홀딩스 가능성’이라는 내용의 받글이 텔레그램 방을 통해 돌기 시작했다. 이후 LS 주가는 급격히 상승했고, 1시간 만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받글을 특별한 정보로 받아들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받글 내용은 LS 자회사들의 가치와 2차전지·해상풍력 등 신사업 진출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올해 매출 추정치에 대한 내용도 담겼다. 다만 이는 이미 발간된 증권사 보고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평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0일 발간한 LS 보고서에서 해저케이블과 배터리 소재에 대한 성장 모멘텀을 이미 밝혔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1조원에 달할 것이란 받글 내용도 보고서에 이미 담겨있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받글은 이미 나온 내용이라 하더라도 특별한 내용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다”며 “최근 텔레그램을 통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다 보니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 같다”고 전했다.

개인투자자 수급이 정보방에 따라 쏠리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애널리스트 보고서와 주식 매매에 대해서는 비난의 목소리가 큰 데, 텔레그램 정보방은 어떤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며 “받글을 돌리기 전에 해당 종목을 미리 사뒀을 수도 있을 텐데, 제도권이었다면 선행매매가 적용됐을 사안”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좋은 회사라고 세일즈할 땐 하나도 안 오르다가 받은 글이 돌아서 상한가를 간 게 이해되지 않는다”면서도 “기업가치가 재평가받는 과정은 좋지만, 증권사 보고서의 영향력이 그만큼 떨어졌고, 개인 투자자 영향력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텔레그램 정보방과 유튜브 등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곳에서 유통된 정보들이 실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텔레그램 정보방을 가장한 유사투자자문업체들도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텔레그램 정보방을 운영하는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특정 종목에 대한 정보만 올려도 그 종목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있다”며 “매수 추천이 아니라고 밝혀도 무용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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