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주가는 3.51% 하락

방성훈 2023. 7. 2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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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매출 전년比 25%↑…시장 전망치 웃돌아
순익도 52% 급증…EPS 1.91달러, 예상치 상회
주가는 3.51% 하락…"전기차 생산 기대 못미쳐 실망"
전기차 가격인하 경쟁 따른 마진 압박 우려도 영향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올해 2분기(4~6월)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하지만 전기자동차 생산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가격인하 경쟁에 따른 마진 압박 우려로 주가는 하락했다.

(사진=AFP)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GM은 이날 2분기 매출이 447억 5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25%, 전분기대비 11.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421억~428억 2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2분기 순이익은 26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52% 급증했고, 주당순이익(EPS)도 1.91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치(1.65~1.87달러)를 상회했다. 2분기 조정 세금차감전이익(EBIT)은 32억달러로 보고됐다. 여기엔 2021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탑재한 쉐보레 볼트 전기차 화재로 14만 2000대의 차량을 리콜한 비용 7억 9200만달러가 포함됐다.

실적 증가는 비용절감 및 차량 판매 가격 상승 등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시장에서 GM의 인기 차량의 평균 판매 가격은 최근 1년새 2000달러 상승한 5만 2000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도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GM은 올해 남은 기간에도 견조한 수요를 예상하며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84억~99억달러에서 93억~107억달러로, 조정 EBIT 전망치를 기존 110억~130억달러에서 120억~140억달러로 각각 높여 잡았다. 조정 EPS도 6.35~7.35달러보다 늘어난 7.15~8.15달러로 추산했다. 올해 자본 지출은 110~120억달러로 책정됐다.

매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의 재무 실적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차량에 대한 고객의 수요”라며 “현재 2년 연속 초기 품질에서 미국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 제이콥슨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우리 제품과 고객들의 수요가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강력했다. 이를 통해 가격결정력을 높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GM의 2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지만, 실적 공개 후 주가는 하락했다. 이날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GM의 주가는 장중 한때 전거래일대비 5% 이상 급락했고 최종적으로는 3.51% 낮은 가격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차량 생산량이 자체 생산 목표는 달성했지만, 시장 기대는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GM은 올해 상반기 북미 지역에서 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했다. 배라 CEO는 “자동화 설비 공급업체의 공급 부진으로 (배터리) 모듈 조립 역량이 제한됐다”며 “이 때문에 예상치 못한 (전기차 생산) 지연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공급 개선이 확인됐다면서 하반기엔 북미 생산량이 상반기의 두 배인 10만대에 달하고, 내년 중반까지는 누적 40만대의 전기차를 조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전기차의 마진 압박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GM의 올 상반기 세전이익 마진은 매출의 8.3%로 1년 전 8.9%에서 하락했다. WSJ은 “테슬라의 ‘상당한’ 가격 인하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전기차 생산 비용 억제가 절실하다. (하지만) GM은 전기차 대량 생산 전환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생산이 늘어날수록 마진을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도 연간 가이던스에서 신제품 투자 비용 및 운영 비용을 삭감한 것을 언급하며 마진에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GM의 2분기 차량 판매량은 총 97만 9000대로 1년 전(81만 7000대)보다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은 미국에서 16.3%로 확대했지만, 아시아·태평양, 중동 및 아프리카·남미 지역에선 각각 6.1%, 7.4%로 떨어졌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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