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름 받은 푸에르토리코 베테랑들 "고맙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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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희'.
1953년 미 육군 제65보병연대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푸에르토리코 베테랑 호세 키네테로(91)씨의 한글 이름이다.
봉사단원들은 1951년 한국전쟁에 참전해 1년간 낙하병으로 활약한 베테랑 앙헬라 리베라(93)씨에게는 큰 맏형이라는 의미로 '김태형'이라는 이름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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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70주년 맞아 감사 액자 전달…"국민 모두 그들 희생 새겼으면"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강용희'. 1953년 미 육군 제65보병연대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푸에르토리코 베테랑 호세 키네테로(91)씨의 한글 이름이다.
국제청소년연합(IYF) 산하 굿뉴스코 해외봉사단원으로 파견된 한국 청년들이 '할아버지의 용기(湧)가 빛난다(熙)'는 뜻으로 그 이름을 지었다.
정은영(영산대), 박수연(대동대), 김경언(경희대), 추은상(배재대), 라령(문일여고 졸업) 씨 등은 최근 푸에르토리코의 후아니디아스 시에 있는 참전용사 요양센터를 찾아 베테랑 14명에게 한국 이름을 지어 감사를 표하는 액자에 담아 전달했다.
26일 이들 봉사단원과 최은성 IYF 푸에르토리코 지부장에 따르면 키네테로씨는 한글 이름을 받은 뒤 "머나먼 이국 땅에서 찾아와 '강용희'라는 이름을 지어준 한국 청년들이 고맙고 감사하다"며 "70년이 넘는 지금도 감사를 전하는 한국을 위해 내 젊음을 바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봉사단원들은 1951년 한국전쟁에 참전해 1년간 낙하병으로 활약한 베테랑 앙헬라 리베라(93)씨에게는 큰 맏형이라는 의미로 '김태형'이라는 이름을 선사했다.
리베라씨는 "액자 값이 얼마냐"고 물으며 돈을 지불하려고 했다.
이에 청년들이 "70여년전 이미 지불하셨습니다"라고 답하자 할아버지는 연신 "땡큐"라고 말했다.
1951년 중공군의 공세에 맞서 임진강 전투에 참여했던 앙헬 아냘라(90)씨에겐 '용기의 뿌리'라는 의미로 '김용근'을 지어줬다.
동갑내기인 후안 페리스는 '김용현'(용기가 나타남), 그레고리오 오르티스씨는 '이영호'(영리한 호랑이)라는 이름을 선물했다.
청년들은 한국전쟁 당시 할아버지들의 활약과 사연 등을 들은 뒤 용맹스럽고, 용기가 있었다는 의미와 함께 잘 어울리는 성(姓)과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이들 베테랑은 이름을 새긴 액자를 한국 청년들로부터 받고는 "감사하다"며 손을 꼭 잡아줬다.
액자에는 큰 글씨로 "감사합니다. 우리를 잡아주셨던 당신의 손을 잊지 않겠습니다. 이제 한국의 손자, 손녀가 한국 이름을 지어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로울데스 콜론 요양센터장은 "지난 5월부터 한국의 청년들이 수도 산후안에서도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이곳까지 찾아와 봉사활동을 하고, 공연도 하면서 참전용사들에게 한국의 발전상도 전하고 있다"며 "이번에는 한국 이름을 지어드려 참으로 감동"이라고 전했다.
액자에는 정은영 단원이 그린 감사의 메시지를 담은 삽화가 있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인을 끌어안아 줬던 모습과 현재 보훈병원에서 한국 청년들이 휠체어를 탄 참전용사와 함께 있는 모습을 대비해서 그렸다.
푸에르토리코는 한국 전쟁 당시 미국 다음으로 많은 6만 1천 명을 파병했다. 현재 900명 정도 생존하고, 평균 91세가 넘는다. 요양센터에는 125명의 베테랑과 미망인이 거주한다.
간호학을 전공하는 박수연 단원은 "참전용사들의 희생에 비해 준비한 선물이 아주 작아 죄송한 마음뿐이었다"며 "졸업한 뒤 다시 와서 참전용사들을 보살피겠다"고 밝혔다.
라령 단원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존재가 잊히고 있어 안타깝다"며 "정전 70주년을 맞아 국민이 모두 그들의 희생을 다시금 새겼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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