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최근 사건 마음 아파…금쪽이, 인간개조 방송 아냐”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2023. 7. 2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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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 오은영 박사 인스타그램 캡처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과 초등학생의 교사 폭행 사건 등을 계기로 ‘교권침해’와 관련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의 책임론이 거론되자 오 박사가 직접 입을 열었다.

오 박사는 지난 25일 연예매체 텐아시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에 저 역시 마음이 아프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선생님과 학부모는 대립의 대상이 아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같이 의논하고 협동하는 관계다. 저 역시 이걸 늘 강조해 왔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자신이 출연하고 있는 육아 솔루션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새끼’(이하 금쪽이)를 두고 ‘몇 차례 상담이나 교육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 아동을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환상을 만들어 낸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금쪽’이는 인간 개조 프로그램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 박사는 “(금쪽이는) ‘이랬던 아이가 이렇게 변했다’가 아니라 육아의 길을 잃은 부모가 문제를 공개하고, 문제의 원인과 이유에 대해 같이 의논해 앞으로의 육아 방향에 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오 박사는 아동 솔루션이 단기간의 상담과 교육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확실하게 언급했다. 그는 “금쪽이에서도 약물치료가 필요하면 전문의를 만나라고 한다. 입원 치료가 필요하면 입원하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한다”며 “단시간에 좋아지지 않으니 지치지 말라고, 지쳐도 힘을 내라고 한다. 한두 번으로 좋아진다고 말한 적도 없고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금쪽이는 치료가 아닌 방향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방송만 보고 ‘개조가 안 됐네’, ‘솔루션이 실패했네’라고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실패와 성공으로 나누지 않는다. 다양한 면들이 있다는 것을 같이 알아보자는 취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교권 추락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체벌 없는 훈육’ 교육관과 관련해 오 박사는 “2005년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할 때도 가장 중요시한 게 훈육이었다”며 “부모는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가르쳐야 한다. 근데 그때까지만 해도 부모들이 아이들을 많이 때렸다. 훈육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때리지 말라고 했다. 훈육은 평생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선생님을 때린 아이의 근본적 원인은 옳고 그름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라며 “훈육은 옳고 그름을 가르치고, 하지 말아야 할 것과 참는 것을 가르치고, 그걸 통해 자기 조절 능력을 배우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 박사는 “누구의 권리는 덜 소중하고 더 소중하겠나.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의 권리 역시 소중하다”며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선생님에 나 역시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교권이 추락한 것은 아이들을 때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일부 대중들의 논리는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아이를) 이해해 보자’라는 문구에 대해서는 “아이(의 문제를)를 알아보고, 부모 자신(의 문제)을 알아차려 보고, 아이의 어려움을 알아가 보자는 뜻”이라며 “우쭈쭈 다 들어주고, 다 허용하라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했다.

오 박사는 자신의 저서 내용 일부가 SNS에 공유돼 논란이 된 점에 대해선 “앞뒤 맥락이 다 잘려져 저자의 의도가 훼손됐다. 온라인상에 퍼진 글의 내용은 제 의견과는 완전히 다르다” 지적했다.

최근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상에서는 오 박사를 향해 ‘영향력 있는 공인이자 방송인으로서 교장실을 찾아가서 따져라, 교사에게 조심하겠다는 말을 들어라는 내용을 책에 쓰신 것에 대해 책임을 느꼈으면 한다. 많은 학부모가 박사님의 책을 읽고 책 내용대로 했고, 그 결과 교권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다’ 등의 의견이 올라온 바 있다.

오 박사는 “책은 글쓴이의 의견을 전달하는 장이다. 줄과 줄 사이, 단락마다 함축된 의미가 담겨 있다”며 “논란이 된 챕터는 총 7페이지, 줄로는 122줄이다. 온라인상에 유포된 내용은 고작 10줄 정도다. 글은 앞뒤 맥락을 봐야 의도를 알 수 있는데 다 자르고 단편적인 부분만 내놓으면 잘못 이해되기 쉽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오 박사는 “선생님들의 고충을 담는 금쪽이 방송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보려고 한다”며 “어떠한 일이 있어도 폭력으로 문제를 지도하던 시대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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