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승절을 '외교의 장'으로…북·중·러 3각 밀착 '최고조'

구교운 기자 2023. 7. 2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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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을 계기로 중국, 러시아와의 3각 밀착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대표단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것이 '밀착'을 강화할지라도 북한이 열병식 등을 계기로 통상적인 수준을 넘는 호전적인 메시지나 구체적인 조치를 언급하지는 않을 것임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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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협력 강화' 한미일에 대응…김정은, 인민군열사능 찾아 추모
호전적 메시지는 자제할 가능성도 배제 못해…'외교전 집중' 부각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상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군사대표단이 전날인 25일 밤에 평양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군사대표단은 북한의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27일)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외국의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북한의 국경 봉쇄 이후 처음이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을 계기로 중국, 러시아와의 3각 밀착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상을 대표로 하는 군사대표단이 전날 밤 평양 순안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보도했다. 리홍충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 대표단도 북한의 초청을 받아 이날 중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대표단은 북한이 2020년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을 봉쇄한 이후 처음으로 방북하는 외교사절이다.

북한이 3년여 만에 봉쇄를 풀고 중국·러시아 대표단을 초청하는 것은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한미일 3국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과 함께 남한, 미국 등 자유주의 진영과 전쟁을 벌인 당사국이자, 현재 각각 미중 패권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미국을 포함한 자유주의 진영과 대립하며 이른바 '신냉전'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도 북중러 3각 밀착 관계를 과시하는 듯한 공개활동에 나섰다. 김 총비서는 전날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릉을 찾아 추모했다. 지난 12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참관 이후 약 2주 만의 공개활동을 전승절 계기 '친중 행보'로 선보였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모택동 당시 중국 국가주석의 아들 모안영의 묘에 별도로 헌화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바그너 그룹'의 반란 사건으로 복잡한 상황이 있었음에도 국방 수장을 북한에 보내 밀착을 과시했다. 특히 이는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불법 무기제공 등의 정황이 '사실'임을 한층 뒷받침해 주는 동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의 대표단은 27일 열병식 등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김 총비서를 만나 면담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과 러시아의 대표단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것이 '밀착'을 강화할지라도 북한이 열병식 등을 계기로 통상적인 수준을 넘는 호전적인 메시지나 구체적인 조치를 언급하지는 않을 것임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미국과의 갈등관계의 '상황 관리'가 중요해진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중국의 면전에서 미국에 대해 과도한 '대결' 메시지를 내거나 핵개발 의지를 필요 이상으로 발현할 경우 자칫 이를 '대놓고' 인정 혹은 옹호하는 모습이 연출되는 상황을 피하고 싶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북한이 중국, 러시아를 초청한 것은 이번 전승절에 대대적인 호전적 메시지를 표출하기보다 신냉전 구도 속에서 북중러 유대관계 강화라는 외교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이후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적 지원 확대도 북한의 노림수일 가능성이 높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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