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보물선 복원에 무려 21년 왜?..이제 6년 남았다

2023. 7. 2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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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앞바다 관장목은 울돌목 다음으로 물살이 센 곳이다.

보존처리의 마지막 단계인 대형 수침목재의 원활한 건조처리를 위해서는 항습이 중요하지만 국내에는 50개가 넘는 대형 부재를 보유한 태안선과 마도1호선의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항습 시설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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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선은 지금도 관람가능
복원은 원래 재료 짠물빼고, 다지고,
말린 다음, 문헌 따라 정확히 배치해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태안 앞바다 관장목은 울돌목 다음으로 물살이 센 곳이다.

이곳은 우리국토의 남쪽 끝에서 한양 또는 개경 가는 중간 지점이고, 한-중-일 무역선이 중간에 쉬다 가야할 곳이라 지난 1000년간 선박의 이동이 많았지만 강한 물살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고 많은 조운선-무역선-상선들이 좌초하고 만다.

우리는 이 바다에서 많은 문화유산을 출수 발굴했기 때문에 이들 배를 ‘보물선’이라 부른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15년전부터 태안선과 마도선 등 태안 보물선들의 잔해를 수습해 복원작업을 벌여왔다.

탈염후 마도선
탈염후 태안선

26일 연구소에 따르면, 이제야 선박 잔해들의 소금빼기와 강도 복원 작업을 거쳐 이달부터 말리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한다.

말리는 데는 5년, 원래 모습의 프레임을 만들어 출수된 부재들을 정확한 위치에 꽂아 넣는데 1년이 더 걸린다. 그래서 태안의 보물선은 2029년 국민앞에 보이게 된다.

참고로, 보존 복원선은 문화유산 가치가 있는 것이고, 문헌에 의거해 요즘 부재로 만들어 놓은 재현선은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일 뿐이다. 재현선은 이미 신안선, 태안선 모두 있어, 각각 목포와 태안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조습 건조실
약품처리 경화

복원선은 다르다. 연구소는 지난 15년간 했던 작업은 목재 내 침투된 염분을 제거하는 보존처리인 ‘탈염’, 목재 뒤틀림이나 갈라짐을 약품으로 치환하여 수침(물에 잠기거나 가라앉음)목재의 강도를 높이고 원래 형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경화’ 작업을 벌였다.

이달 부터는 습도를 단계적으로 일정하게 유지 및 감소시켜 목재를 안전하게 말리는 조습건조 작업이 진행된다. 이것은 5년 걸린다.

물론 이들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국내외 추가 발견된 문헌을 고찰하고 선박전문가들의 자문을 받는 등 학술적인 연구가 병행되었다. 문화유산이라는 것은 사소한 추후 발견이 기존의 생각을 뒤엎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꾸준한 업데이트 스터디가 필요하다.

태안선은 2008년 태안 대섬에서 마도1호선 2009년 태안 마도 해역에서 출수된 고려시대 선박이다.

보물선에서 발굴한 청자 향로

목재로 된 선체와 더불어 고려시대 도자기, 선상 생활용품 등 약 2만5000여 점의 유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주목을 받았고, 이 중 고려청자 3점(청자 퇴화문두꺼비모양 벼루 1점,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2점)은 2012년 12월과 지난해 4월에 각각 보물로 지정되어 진귀한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태안선과 마도1호선을 출수한 직후부터 보존처리를 진행해 약 15년에 걸쳐 탈염처리(2009~2011년)와 경화처리(2011~2023년 6월)를 실시했다.

국가 보물로 지정된 보물선의 청자 두꺼비 벼루. 노란색이 느껴지지만 청자기법으로 만든 도자 벼루이다.

보존처리의 마지막 단계인 대형 수침목재의 원활한 건조처리를 위해서는 항습이 중요하지만 국내에는 50개가 넘는 대형 부재를 보유한 태안선과 마도1호선의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항습 시설이 없었다. 이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2020년 12월 ‘대형 수침목재용 자동 온습도 조절 건조처리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하고, 2022년까지 기능 점검과 보완 작업을 거친 후 이번에 처음으로 가동한다.

한편 조습건조 중인 태안선과 마도1호선을 직접 관람하고자 하는 국민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누리집에서 유물열람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후 정해진 신청절차를 밟으면 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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