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베풀고 가고 싶다”...뇌사 50대 여성, 5명에 생명 나누고 하늘로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sgmaeng@mkinternet.com) 2023. 7. 26. 10: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장기 및 인체조직을 기증한 뒤 눈을 감은 권은영씨 생전 모습. [사진출처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자녀들에게 “베풀고 살라”고 가르치고 남과 나누는 삶을 몸소 실천했던 50대 여성이 삶의 마지막 길에서도 장기와 인체조직을 아낌없이 나눴다.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권은영(51)씨가 이 달 6일 고대안산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과 폐장·간장·좌우 신장을 기증해 5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 명에게 희망을 전했다.

인체조직기증이란 뼈, 연골, 근막, 피부, 양막, 인대 및 건, 심장판막, 혈관, 신경, 심장막 같은 인체조직을 대가 없이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기증원에 따르면 전북 전주에서 2남 2녀의 막내로 태어난 권씨는 밝고 성실하며 창의적인 성격이었다. 대학에선 총학생회장과 기자로 다양한 활동을 했고 졸업 후 대기업에서 근무했다.

일본 연수 중 만난 남편과 사이에 1남 1녀를 둔 엄마였다.

남과 나누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아프리카 아동 후원, 연탄 나르기, 장애인 센터에서 책 읽어주기 등 다양한 나눔 활동을 가족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

딸의 이름도 ‘베푸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을 담아 ‘시아’라고 지었다.

그는 2년 전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했고 가족들에게도 “죽으면 가지고 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모든 것을 다 베풀고 가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권씨가 지난 1일 운동 중 갑자기 쓰러져 뇌사상태가 됐을 때 충격과 슬픔에 빠진 가족이 장기기증에 동의한 것도 생전 고인의 뜻을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고인의 딸 김시아씨는 “‘남들에게 베풀고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엄마의) 말 잘 간직할게. 우리 걱정 너무 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도 멋진 삶 잘 살았으면 좋겠어”라며 엄마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고 기증원은 전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