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타엑스 셔누X형원, 세상 무해한 무던한 첫 유닛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화난 얼굴로 무대를 부수는 그룹이지만 무대 아래서는 이다지도 다정스러울 수 없다. 세상 무던하지만 "오랜만"이라며 인사를 건네는 살가움도 지녔다. 몬스타엑스와의 만남은 예상할 수 없어 늘 즐겁다.
그룹 몬스타엑스의 첫 유닛, 셔누X형원이 25일 첫 발을 내디뎠다. 데뷔 8년 만에 다시 맞은 데뷔. 셔누, 형원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셔누는 "데뷔라는 말 자체가 조금 새로우면서도 설레기도 하고 다시 하는 데뷔 느낌이어서 형원이랑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같다"고, 형원은 "새로운 면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팀 내 최장신 멤버로 '문짝즈'라 불리는 두 사람은 회사의 권유로 유닛을 결성하게 됐고, 셔누가 소집해제한 뒤 5월 초부터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셔누는 "기현이, 창균이, 주헌이도 솔로 활동으로 멋있는 모습을 보여줬지 않나. '우리도 같이 하면 어떨까' 예전부터 기획하긴 했다. 저는 사실 복무 중이어서 제대로 얘기를 듣진 못하다가 '저랑 형원이 뭔가 있을 수 있겠다' 했는데 잘 진행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여섯 명이서 채우던 무대를 두 명이서 하려니 부담감이 클 법했다. 셔누는 "그래서 댄서도 4명을 써서 여섯 명을 맞췄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몬스타엑스가 파워풀하기도 하고, 귀여운 모습도 보여주면서 다채로운 그림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둘이기도 하고 저희가 팀 내 장신을 맡고 있기도 해서 시니컬한 모습을 상상하면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형원 역시 "처음에는 랩하는 친구들도 없다 보니까 어떻게 해야 좀 더 다채로운 걸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것보다는 둘의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면서 작업했다. 퍼포먼스적인 부분이나 춤추는 스타일도 많이 달라서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하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첫 앨범은 '디 언씬(THE UNSEEN)'이다. 타인의 시선 속 존재하는 수많은 '나'를 맞이하는 셔누X형원의 시선을 담은 앨범이다. 형원이 프로듀싱을, 셔누가 안무를 맡았다.
형원은 "원래 음악 작업할 때는 오로지 저만의 생각과 제가 하고 싶은 걸 했다고 하면 이번에는 회사 분들이랑 셔누 형이랑 전체적인 앨범의 방향성이나 기획에 대해서 회의를 많이 했다. 회의 결과, 타인이 보는 나와 내가 보는 나의 차이에서 오는 감정과 갈등 같은 걸 표현하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형원은 "저희 같은 경우는 직업이 공인이다 보니까 본연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드릴 순 없다고 생각한다. 팬분들, 대중 앞에 보이는 모습도 나니까 '이게 난가' 고민한 적도 있었다. 작업하면서 스스로 생각해봤는데 결국은 본연의 나도 나고 타인이 보는 나도 나의 일부분이라서 다 나인 것 같다고 담아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셔누 역시 "저는 잘 나왔다고 생각한 사진을 올려도 팬분들은 이상하다고 재밌다고 할 때도 있고 팬분들이 좋아하는 사진을 제가 봤을 때는 '이게 왜 잘 나왔지?' 할 때가 있다. '남이 생각하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는 차이가 있구나. 수많은 '나'가 존재할 수 있겠구나' 그런 공감을 가지면서 작업했다"고 전했다.
각자가 생각하는 '본연의 나'는 어떤 사람일까. 형원은 "저는 많이 느리고 좀 더 여유 있고 그런 성향인데 더 닫혀 있는 성향 같다. 몬스타엑스 활동하면서 나는 본연의 나보다는 좀 더 빨라지고 열려지고 그런 부분들이 있다. 저는 오히려 그런 부분들을 배울 수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런 장점들까지 나로 만들 수 있어서 '이것도 본연의 나구나'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셔누도 "무던하게 넘어가는 성격이다. 둥글둥글한 성격이 형원하고 비슷하다. 또 둘다 얘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다. 그런 부분들이 있어서 작업하거나 연습할 때 긍정적이고 수월한 편이었다. 그거 빼고는 다 다른 것 같다. 둥글둥글한 부분 제외하고 형원이는 좀 더 세심하고 집중하는 면이 있는 것 같고 저는 그에 비해서 조금 큰 그림을 보는, 단순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형원은 "제가 느꼈을 때도 셔누 형은 무던한 스타일이고 모든 걸 알고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넘어가는데 그게 극대화 돼 있다. 작업하면서 느꼈던 것 중에 알곤 있었지만 좀 놀랐던 건 안무를 형이 만들어가는데 생각보다 날카롭다고 생각했다. 곡의 포인트를 정확히 짚고 안무를 만들어왔길래 '일할 때는 날카로운 부분이 있구나' 좀 더 느끼게 됐다. 우리 노래가 무작정 섹시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좀 감춰야 섹시하다고 생각했는데 안무에서 그런 걸 잘 캐치한 것 같아서 놀랐다"고 밝혔다.
타이틀곡은 '러브 미 어 리틀(Love Me A Little)'이다. 내 본연의 모습과 상대방이 원하는 나의 모습 사이에서 갈등하는 마음을 그린 곡이다.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형원이 프로듀싱한 '러브 미 어 리틀'이 뽑혔다고. 형원은 "제 자신이 신기했다. 하면서 항상 '내가 만족하고 멋있다 생각하는 음악을 만들어야지'까지만 생각했는데 타이틀이 되니까 굳이 안 해도 될 걱정까지 하면서 부담감이 생겼다"면서 "리스너들이 24시간 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셔누는 "제가 많이 들어봤는데 운동할 때도 좋고 운전할 때도 좋고 자기 전에도 좋더라. 살짝 악몽 꿀 거 같긴 한데 일어나서 바로 듣는 것만 빼고는 다 괜찮을 것 같다"고 웃었다.
셔누X형원의 목표는 하나다. 팬과의 연결이다. 셔누는 "저희 노래 중에 '플레이 미(Play Me)'라는 노래가 있는데 팬분들이 저희를 재밌게 갖고 놀았으면 좋겠다. 요즘에 엄청난 성적과 판매량이 많이 나오는데 그런 것보다도 몬스타엑스의 첫 유닛이 데뷔했으니까 팬분들이 좋아해주고 같이 또 즐거운 활동 기간을 보내고 그게 또 좋은 추억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얼마 전에 팬사인회 하는데 어떤 팬분께서 '너무 힘든 삶을 살고 있다가 어느 날 비오는데 식당에서 나오는 저희 음악을 듣고 그때부터 엄청 힘이 됐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그때 한 번 더 느꼈어요. 음악을 만들고 무대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좀 더 명확하게 알았던 계기가 됐어요. 이번 앨범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기존에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저희를 몰랐던 분들도 저희 음악을 듣고 힘이 나고 삶의 이유를 찾는 앨범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형원)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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