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회계기준 혼란…해법 있나[기자수첩]

남정현 기자 2023. 7. 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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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제도인 IFRS17 도입 후 보험업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보험사들은 각 사에 맞는 전략을 세우고 준비했고, 금감원은 IFRS17의 원칙을 존중하겠다며 업계에 별다른 터치를 하지 않았다.

IFRS17은 결국 사업비·해지율 등 계리적(회계적) 가정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각 보험사에 '자율성을 확대'하는 대신 이에 대한 '검증 프로세스를 강화'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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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새 회계제도인 IFRS17 도입 후 보험업계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보험사들의 실적이 새 기준 하에서 급증하자, 금융감독원이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면서다. IFRS17가 도입된 올 1분기 전체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5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늘었다.

금감원의 개입에 보험업계에선 볼멘소리가 나왔다. IFRS17 도입이 예고된 2016년 말부터 2년의 연기를 거쳐 2023년까지 6년의 시간이 걸렸다. 이 기간 동안 보험사들은 각 사에 맞는 전략을 세우고 준비했고, 금감원은 IFRS17의 원칙을 존중하겠다며 업계에 별다른 터치를 하지 않았다.

IFRS17가 단순히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 기준의 변화만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점을 금융당국이 존중한 데 따른 조치로 이해된다. IFRS17은 결국 사업비·해지율 등 계리적(회계적) 가정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각 보험사에 '자율성을 확대'하는 대신 이에 대한 '검증 프로세스를 강화'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금감원은 이례적으로 27일 설명회를 통해 보험업계의 의견을 일부 수용하는 제스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의 불씨가 된 가이드라인의 세부내용에 대해선 수정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전해져 금융당국에 대한 업계의 불만, 금감원의 섣부른 개입으로 기인한 보험사 간 오해와 반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보험업계가 여전히 단기실적 위주의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시장과 금융당국의 진단을 면치 못한 데서 기인했다. 그만큼 보험사는 앞으로 단기 매출 중심의 경영에서, IFRS17 원칙에 걸맞은 장기 가치 중심 경영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절실히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은 시장이 자정작용을 할 수 있도록 업계와의 소통을 보다 강화하고, 장기적으론 선진국의 사례처럼 보험사의 자율성과 공공의 이익을 조화롭게 유지하기 위해 독립된 위원회 등을 통해 계리적 가정에 대한 기준들을 제시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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