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악역이야? 싶겠지만"..진서연, '행복배틀'로 이룬 변신[★FULL인터뷰]
진서연은 20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소속사 앤드마크 사옥에서 ENA 드라마 '행복배틀' 종영을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행복배틀'은 SNS에서 치열하게 행복을 겨루던 엄마들 중 한 명이 의문투성이인 채 사망하고, 비밀을 감추려는 이와 밝히려는 이의 싸움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다.
그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너무 시원하고 찍은 건 오래 찍은 거 같은데 7월까지 찍었다. 방송이 후다닥 지나가서 억울한 거 같다. 찍을 땐 오래 걸리고 힘들었는데 벌써 종영하는 날이라 되게 아쉽다"라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행복배틀'은 첫 회 방영 당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회차가 거듭될수록 상승세를 보였으며 화제성도 높아졌다. 이를 실감하냐고 묻자, 진서연은 "내가 제주도 타운하우스에 산 지 얼마 안 됐다. 처음엔 날 불편해하더니 점점 호의적으로 대하고 '범인이 누구냐'라고 묻더라. 그들이 열광하는 걸 보니 되게 재밌는 거 같았다"라고 답했다.
또한 진서연은 평소 스릴러를 해보고 싶었다고. 그는 "엄마들 나오는 스릴러는 상상도 못 했다. 또 ('행복배틀'은) 인플루언서 얘기라고 마냥 자극적이려나 걱정했는데 스릴러가 있고 대본을 보니 센 드라마라고 치기엔 복선이 많았다.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나는 게 아닌 신들이 많아서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또 악역이야?'라고 하지만 사실 유일한 악역이 아니다. 본 분들은 알겠지만, 집안의 문제가 있든 잘못하든 송정아 자체만으로 잘못한 게 없고 가족을 지키기 위한 투쟁과 가까운 워킹맘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와인병을 깨고 동생들을 단속하는 장면 등이 인상 깊었다. 또 감정적으로 배신감을 느꼈을 때 피치를 올렸어야 했는데 사실 사실은 감정을 빼고 하고 싶었다. 진짜 화가 나면 살벌해지지 않나. 근데 감독님이 '이건 드라마니까 더 달려들라'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많이 달리는 연기가 나왔다. 그게 맞는 거 같다. 역시 최고의 감독이었다. 역시는 역시였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행복배틀'에는 여러 남편이 등장한다. 송정아의 남편인 정수빈(이제연 분)은 여리고 순한 남성이지만 남들이 모를 비밀을 마음에 품고 있는다. 훗날 이를 알게 된 송정아는 그를 용서하고 다시 받아주기까지 한다. 진서연은 "(드라마 속 남편이) 현실과 별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거고, 같다. 거기엔 바람피우는 남편도 있고 능력 없기도 하고 여러 장단점이 있는 거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남편의 잘못을 용서할 수가 있냐고 묻자, 그는 "용서가 된다. 부부는 칼로 물 베기다. 그러고 어떻게 사냐. 사실 연인이었으면 친구랑 욕하면서 헤어질 수 있지만 힘든 일 있어도 누구한테 말도 못 하고 감내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 난 실제로도 송정아와 비슷한 면이 있다"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강도준(이규한 분)에 대해선 "진짜 나쁜 X, 범죄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드라마는 방영 전부터 진서연을 포함해 이엘, 차예련, 박효주, 우정원 등 5명의 여배우가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진서연은 "서로 아는 사이들은 아니었고 각자 작품을 보고 알게 됐다. 저런 애들이 결국 귀여운 애들이 많다는 걸 알았다. 아니나 다를까 귀염둥이들이 모였다"라며 "진짜 센 캐릭터는 하나도 안 세다. 청순의 원조들이 진짜 세다 우리 언니들은 다 너무 귀엽고 순수하고 너무 귀여운 동료들"이라며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특히 극 중 자주 대립각을 보였던 이엘에 대해 "정말 정색하고 얘기를 해야 하는 장면에서도 얼굴을 보니 웃음이 나더라. 그래서 매일 '다른 곳 보고 있어라.'고 말하면서 연기할 때가 많았다"라고 덧붙였다.
진서연은 "('행복배틀'은 나의) 라이프 스타일과 반대다. 제주도로 이사 간 게 서울에 살면서 아이 친구들이 학원 보내고 영어 시키고 그런다. 6세(만 4세) 밖에 안 됐는데 그렇다. 그게 싫었고 흙 밟고 바닷가에서 놀고 그러길 원했다. '행복배틀'은 최상위 집단만 모여 있는 아이들의 드라마라 대단함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다른 배우들)은 '행복배틀'처럼 살더라. 영어 유치원을 보냈다. 실제 질투가 많냐고 물어보니 그런 건 없고 다들 예의 있고 매너 있다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 아이가 공부를 안 했으면 좋겠다. 대학도 안 갔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배우는 거 쓸데 있는지 모르겠다. 전문직 정도만 필요한 거 같고 사실 내가 잘하는 거 하면 되지 않나. 책 많이 읽고 외국어 하나 정도 하고 해외 돌아다니면서 하고 싶은 걸 하게 하고 싶다"라며 " 최대한 공부 안 하고 인성 좋은 행복한 아이로 자라길 바란다. 집에서 '엄마 이 한글 뭐냐'고 하면 '왜 하려고 하냐, 그림이다'라고 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아이 교육관과 관련, "난 20세 때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이 진짜 재밌더라. 그전에는 말주변도 없고 말도 못 하고 그랬다. 그런데 책을 많이 읽으니까 말이 늘더라. 사실 책이라는 게 노하우 가득 담긴 서류이지 않나. 이 노하우를 빼내 취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되게 보물 같더라"며 "학교에서 보는 건 머리에 안 남는데 내가 본 책은 자연스럽게 구사하고 잠식되는 걸 보니 공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원하는 책을 찾아서 내 삶에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자존감이나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책을 많이 읽으니 낯선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해도 거리낌이 없고 거부감이 없었다. 또 난 한때 '이런 사람이야'라는 박스가 있는데 다름을 인정하게 됐다. 난 항상 촬영장에서 100명 넘는 사람을 만난다. 이 사람은 다를 수 있지만 잘못된 거 아니다. 현장에서 화 한번 낸 턱없다. 특히 엄마가 되니 스태프들이 내 자식 같고 그렇다"라고 전했다.
다만 진서연은 가족과 함께하는 방송은 반대라고. 그는 "아이들이 어릴 때 원하지 않은 노출로 불편해할 수도 있단 얘기를 들은 적 있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편스토랑'에 출연 계약할 때도 아이랑 남편은 노출 자제하고 나의 라이프 스타일만 공개하기로 했다"라며 "앞으로도 나만 출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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