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던 장애아동 ‘상습 학대’ 어린이집 원장, 자격정지 불복해 행정심판 청구

JTBC '사건반장' 영상 캡처

 
보육 교사들이 장애아동을 상습 학대한 경남 진주의 한 장애 전문 어린이집 원장이 자격정지 명령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24일 뉴시스는 장애아동 전담 어린이집 원장이 지난 3일 원장이 경남도에 자격정지에 대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고 보도했다.

행정심판은 위법·부당한 처분으로 권리나 이익을 침해받은 국민이 법원 소송 전 행정기관에 심판을 청구해 구제받는 제도다. 

경남경찰청 여성청소년대상범죄수사대는 지난해 6~8월 어린이집 내에 있는 아동 15명을 500여차례 걸쳐 상습 학대한 혐의로 어린이집 보육교사 2명을 구속기소 의견으로, 보육교사·원장과 법인 등 7명은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각각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송치된 9명 중 보육교사 6명과 법인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고, 원장과 조리사는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아 불기소됐다.

아이의 코 부위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빨갛게 멍 든것을 본 부모 한 명이 지난해 8월 고소하며 본격적인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가해 교사들은 대부분 혐의를 인정했으며 일부 교사는 아이들이 말이 안통하고 다루기 힘들어 과하게 훈육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CCTV 확인 결과, 교사들은 반복적으로 아이들의 손을 때리거나 발로 배를 차는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이들의 팔과 다리를 끌고 가거나 뒤로 넘어뜨리기까지 했다.

진주시는 해당 어린이집의 보육교사들의 상습 학대를 확인한 후, 5월 말 원장·보육교사·어린이집에 대해 각각 6개월 자격정지 및 운영 정지 행정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원장과 교사들은 지난 1일부터 박탈됐고, 어린이집은 오는 9월 1일부터 자격이 박탈된다.

이에 원장은 자격정지 처분에 들어간 지 약 3일 만에 원장 자격 정지에 대한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원장은 행정심판 결정에 앞서 집행정지까지 신청했다.

경남도는 일시적으로 원장이 손해를 입은 긴급성이 인정된다며 자격 정지에 대한 집행 정지를 인용했다. 다만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집행 정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도는 내달 30일 경남도행정심판위원회를 열고 해당 사안을 다룰 예정이다. 행정심판위원회는 변호사와 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되며 각자 서면 자료를 사전에 검토한 뒤 당일 모여서 최종 결정을 내린다.

한편 원장이 행정심판을 청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 아동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아동학대 사실이 알려지고 원장이 ‘죄송하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으나 실제론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노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이번 행정심판은 원장의 개인 자격정지에 대한 건이므로 이와 별개로 어린이집 운영 정지는 그대로 시행될 것”이라며 “우선 경남도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오는지 지켜보겠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최윤정 온라인 뉴스 기자 mary170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