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 마음대로 2주 앞당겨 선고…대법 "방어권 침해, 다시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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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사건을 심리하는 항소심 법원이 피고인에게 알리지 않은 채 선고기일을 예정보다 2주 앞당겨 선고했다가 대법원에서 파기됐습니다.
대법원 2부는 사기·횡령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총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에 돌려보냈습니다.
A 씨는 항소심 재판부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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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사건을 심리하는 항소심 법원이 피고인에게 알리지 않은 채 선고기일을 예정보다 2주 앞당겨 선고했다가 대법원에서 파기됐습니다.
대법원 2부는 사기·횡령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총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춘천지법에 돌려보냈습니다.
A 씨는 '차를 대신 팔아주겠다'고 속여 피해자들로부터 4억 5천만 원 상당의 돈과 차를 가로채고 1천45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심 법원은 기소된 혐의 가운데 일부가 이미 판결이 확정된 다른 사건과 시기가 겹쳐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 징역 2년과 징역 6개월로 분리해 선고했습니다.
A 씨가 항소하면서 춘천지법 형사합의부에서 항소심 재판이 열렸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올해 3월 8일 첫 재판을 열고 변론을 종결하면서 선고일을 4월 7일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돌연 선고기일을 3월 24일로 변경했고 A 씨에게 따로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교도소에 있던 A 씨는 교도관 지시에 따라 법정에 출석해 항소 기각 판결을 받았습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재판장은 공판기일을 정하거나 변경할 때 피고인을 소환해야 하며 검사·변호인에게도 기일을 통지해야 합니다.
A 씨는 항소심 재판부가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대법원은 "선고기일로 지정되지 않았던 일자에 판결 선고 절차를 진행함으로써 법령을 위반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에게는 원심 판결의 선고기일이 양형에 관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었다며 "변론 종결 시 고지됐던 선고기일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사전에 통지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급박하게 변경해 판결을 선고함으로써 피고인의 방어권과 변호인의 변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가 A 씨의 여러 범행 간 경합 관계를 잘못 판단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강청완 기자 blu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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