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티코 "서방, 우크라 F-16 전투기 지원 빨라야 내년 봄"

조종사 훈련 계획 논의만 진행…시설 설치 시작도 안 해
우크라 외교 "F-16이 흑해 곡물수출로 보호" 필요성 강조

[AP/뉴시스 자료사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한 F-16 전투기 조종사 훈련 계획이 논의만 진행되고 확정되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 사진은 2019년 2월24일 인도 방갈로아 공군기지에서 열린 에어쇼 마지막날 F-16이 기동하는 모습. 2023.7.26.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전보좌관이 “가능한 빨리”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기 위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고 백악관 대변인은 “연말 이내에” F-16 전투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방국들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조종사들 훈련 방안을 논의만 할 뿐 합의하지 못한 상태여서 실제 전투기 지원은 빨라야 내년 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가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가 11개국이 참여하는 훈련 계획을 주도하고 있으나 훈련을 위한 전투기를 지원하겠다고 공표한 나라는 없다.

서방이 F-16 전투기 지원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러시아군 방어선 돌파에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가 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흑해 곡물수출협정을 중단한 뒤 이번 주 새롭게 F-16 전투기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이 전 세계 식량 안보를 위한 곡물수출로를 F-16이 보호할 수 있다고 천명한 것이다.

미국은 외국 조종사들을 훈련하는 아리조나주 투산의 주방위군 공군 기지인 162 편대로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을 데려와 훈련하는 계획을 제시했으나 계획이 거의 진전되지 않고 있다.

또 미군 조종사를 유럽으로 보내 우크라이나 조종사를 훈련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한 미 당국자는 “동맹국들과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며 어떤 방안도 배제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훈련을 시작하는 준비가 일부 진행되고 있다. 항공우주회사 드라켄 인터내셔널이 우크라이나 조종사를 훈련할 퇴역 조종사를 채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회사는 루마니아에서 훈련 시설을 마련해 지역 F-16 훈련 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다.

덴마크에도 훈련 센터가 마련될 예정이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25일 유럽국들이 올 여름 유럽에서 훈련을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영국이 기초 비행과 언어 교육을 몇 주 안에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싱 대변인은 그러나 “전투기 지원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훈련이 시작되려면 미 국방부가 훈련 교범과 비행 시뮬레이터 등 기자재 지원을 승인해야 한다. 그러나 수출 허가를 받는 절차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유럽국들이 필요한 훈련 시설을 마련하는데 몇 주 더 걸릴 것이라고 말해 유럽국들의 준비가 미흡함을 시사했다.

미 당국자들은 현실적으로 일러도 내년 봄까지는 F-16 전투기를 지원할 수 없을 것으로 말한다.

한 당국자는 “연말까지 훈련을 마칠 수는 있을지 몰라도 F-16은 내년 봄 이전까지는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