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 넘은 ‘선불식 할부거래’ 시장…서울시, 상조·여행업 준법 교육 나선 이유는?

김보미 기자 2023. 7. 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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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지난 14일 상조·여행업 선불식 할부거래업체를 대상 준법 교육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소비자들이 미래에 서비스를 받기로 하고 사업자에게 대금을 미리 내놓는 선불식 할부거래와 관련해 서울시가 상조·여행업체 대상의 준법 교육을 진행했다. 최근 업체 파산으로 20억원이 넘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서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 등록된 상조·여행업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26곳의 임직원 36명이 지난 14일 준법 교육을 받았다.

자본금 15억원 이상 유지 의무 등 오는 9월 시행되는 개정 할부거래법의 주요 내용과 법률상 업체가 준수해야 하는 사항 및 미준수 시 행정처분, 집행 사례 등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는 자리였다. 서울 업체의 63%가 참여한 이번 교육은 지자체 가운데 서울시가 처음 도입한 피해 예방 정책이다.

선불식 할부거래업은 소비자가 사업자에게 대금을 2개월 이상, 2회 이상 나눠 지급하고 서비스는 불특정 미래 시점에 받기로 하는 계약이다. 이 같은 계약은 과거 상조업이 대부분이었으나 지난해 할부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여행 상품이 추가되면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전국 선불식 할부거래 가입자 수는 833만명, 고객 선수금은 8조3890억원 규모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하면 가입자 수는 10%, 선수금은 6.2%가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대전에서 선불식 할부거래 여행사가 파산하면서 소비자 1000여명이 25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것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한 교육”이라며 “외형적 성장 폭이 큰데 선수금 보전 의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업체의 폐업으로 고객이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피해도 적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계약 전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 여부와 선수금 보전비율 등을 확인해야 한다. 법정 선수금 보전 비율은 상조업은 50%, 여행업은 20%다. 또 상조·여행 상품과 안마의자, 회원권 등 일반상품을 결합해 판매하는 경우 상품별 판매 대금과 상조·일반 상품을 구분해 계약서를 작성하는지도 따져야 한다.

특히 ‘만기 시 100% 돌려준다’고 광고하는 상조 상품 중에는 납입 완료 시점(만기)에서 상당 기간이 지나야 100% 환급이 가능한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선수금의 50%를 보호받는 상조 상품과 달리 여행·가정의례 상품은 가입 시기에 따라 보호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적용되는 보전비율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규제가 완전히 해제된 후 본격적인 여행철을 맞이하여 여행 상품 관련 피해가 늘어날 수 있어 상품 가입 시 소비자 유의사항을 확인해야 한다”며 “공정위와 함께 관련 업체들을 지도·점검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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