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만에 '베어스 연승' 새역사 비결…'초보 감독'의 답은 '7년 연속 KS 명장'과 같았다

이종서 2023. 7. 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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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대로 가야죠."

두산의 11연승은 1982년 OB 베어스라는 이름으로 프로야구 원년 창단된 이후 처음이다.

이 감독은 지난 21일 광주 KIA전에서 베어스 역대 세 번째 10연승에 성공한 뒤 25일 롯데전 승리로 최초의 11연승 감독이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두산 11연승 현장에는 베어스의 역사를 쓴 주역이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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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이 김태형 감독을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5.12/
2023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11연승 대기록을 달성하고 환호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7.25/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순리대로 가야죠."

지난 25일 두산 베어스에 '새 역사'가 작성됐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대5로 승리하면서 11연승을 달렸다.

두산의 11연승은 1982년 OB 베어스라는 이름으로 프로야구 원년 창단된 이후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10연승. '국민 감독'으로 불렸던 김인식 감독이 2000년에 처음으로 달성했고, 2018년 김태형 감독이 구단 역사상 두 번째 10연승을 만들었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부임부터 2021년까지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이끌었다.

이 감독은 지난 21일 광주 KIA전에서 베어스 역대 세 번째 10연승에 성공한 뒤 25일 롯데전 승리로 최초의 11연승 감독이 됐다.

공교롭게도 이날 두산 11연승 현장에는 베어스의 역사를 쓴 주역이 지켜봤다. 올 시즌부터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은 김태형 위원이었다.

김 위원은 "연승을 할 당시에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라며 "7~8연승 정도 하면 기록이 생각날수도 있는데 무리하다가는 시즌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김 위원이 두산 지휘봉을 잡은 시절 많이 한 이야기 중 하나는 "순리대로"였다. 긴 호흡으로 봐야하는 정규시즌에서 자칫 무리한 승부수를 띄우면 자칫 시즌 전반 구상이 완벽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연승 기간 기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 감독은 "기록은 특별하게 신경쓰지 않는다. 순리대로 가겠다"고 말했다.

25일 11연승을 앞둔 상황에서도 "별 느낌없다. 정규시즌 한 경기라고 생각해야 한다. 오늘 한 경기를 위해서 모든 걸 걸 수 없다. 순리대로 준비한 걸 똑같이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이 뽑은 비결 중 하나는 탄탄한 선발진. 당시 두산은 선발 5명이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세스 후랭코프(18승) 조쉬 린드블럼(15승) 이용찬(15승) 유희관(10승) 이영하(10승)가 확고한 선발로 나섰다.

두산의 연승은 브랜든 와델의 등장과 함께 시작됐다. 올 시즌 두산의 변수가 가득했다. 외국인투수 딜런 파일이 스프링캠프에서 타구에 맞는 부상으로 5월에야 나왔다. 그러나 2경기에 나선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면서 결국 방출됐다.

2023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2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 브랜든이 5회초 2사 1,2루에서 안치홍을 우익수 뜬공 처리한 후 기뻐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7.25/

대체 외국인투수는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를 대신해서 왔던 브랜든. 브랜드는 지난해 11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재계약에 실패하고 대만리그에서 뛰고 있었다.

대만에서 온 브랜드는 한층 더 위력적으로 바뀌었다. 올 시즌 5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하면서 두산 선발진 중심을 잡았다. 25일에도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5이닝 동안 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 피칭을 했다. 이 감독은 "브랜든이 오면서 투수진이 짜임새가 있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 역시 "2018년에도 투수진이 정말 좋았다"고 떠올리며 "곽빈의 좋을 때 공은 정말 치기 힘들다. 알칸타라-곽빈-브랜든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3선발이 있다"고 짚었다.

김 위원의 기록을 넘어서 베어스 역사를 새롭게 썼지만, 이 감독은 '선배 감독'을 향한 예우를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나는 아직 감독이 된 지 1년도 안 됐다. 많이 부족하다"라면서 "김태형 감독님께는 지난 번에 중계에 왔을 때 선수에 대해 물어보고 두산에 대해 잘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곤 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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