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국제법무국' 신설…국제분쟁 소송 대응 강화

법무부가 국제분쟁·소송 대응을 전담하는 국제법무국을 새로 만든다.

법무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의 '법무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안 입법예고'를 관보에 게재했다.

국제법무국은 국제투자분쟁(ISDS) 대응을 위해 신설된다. 법무부는 "중앙행정기관의 국제법무 관련 법적 검토 지원, ISDS 예방 기능 강화 등을 위해 국제법무국 1개 과를 신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국제법무국은 검사 또는 고위공무원단 1명, 4급 또는 검사 1명, 5급 4명, 6급 1명, 7급 1명 등 8명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ISDS는 외국인 투자자가 투자 유치국의 법령이나 정책으로 손해를 입은 경우 국제 중재를 통해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투자 대상국의 불합리한 처사로부터 외국인 투자자를 보호하고 국제 투자의 예측 가능성을 일정 수준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한국을 대상으로 청구된 ISDS는 10건으로 이 가운데 5건이 종료됐다. 향후 국제투자가 활발해짐에 따라 우리 정부를 상대로 ISDS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약 1389억원을 배상하라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 판정에 불복해 취소 소송을 냈다. 론스타에 2925억원을 지급하라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판정에도 취소 소송을 제기할지 검토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5건의 ISDS는 미국 헤지펀드 메이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며 2018년 7월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사건, 스위스 승강기업체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조사·감독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제기한 사건 등이다. 메이슨과 쉰들러의 손해배상 청구액은 각각 2500억원에 이른다.

이란 다야니 가문이 한국 정부의 730억원 배상금 지급 지연을 문제 삼으며 ISDS를 제기한 사건도 있다. 다야니 가문은 2010~2011년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합병(M&A)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한국·이란 투자보장협정(BIT)을 위반했다"며 2015년 935억원 규모의 ISDS를 냈다. 이에 대해 중재판정부가 2018년 730억원 배상을 판정했는데, 정부가 대(對)이란 제재에 따른 금융거래 제한을 이유로 배상금 지급을 미루자 배상금을 달라며 2021년 10월 2차 중재 신청을 냈다.

나머지 2건은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한 사안이다. 중국인 투자자 A씨는 우리은행의 위법한 담보권 실행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본인을 제대로 보호해주지 않았다며 2020년 1927억원 규모의 ISDS를 제기했다. 2021년에는 한 외국인 투자자가 부산시 재개발 사업 토지 수용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며 정부가 약 69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