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지하차도 ‘마지막 생존자들’…“국가는 무엇을 했나”

[KBS 청주] [앵커]

KBS는 방금 보신 블랙박스 영상의 생존자 중 2명을 만나 당시 상황과 현재 심정 등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이들은 자신만 살았다는 죄책감 속에 하루하루가 고통이라는 말과 함께 평범한 출근길이 왜 생사의 갈림길이 됐는지, 국가는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되물었습니다.

이어서 이자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하차도가 흙탕물에 완전히 잠기기 직전, 살아 남은 이들은 긴박했던 탈출의 순간을 기억합니다.

[오송 참사 생존자 A 씨/음성변조 : "숨 쉬어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없어서 숨을, 계속 나중에는 물이 계속 차서 거의 없었어요 틈이. 가급적이면 위쪽으로 코를 붙이려고…."]

평범했던 출근길이 생과 사의 길목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스스로 탈출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건 서로가 서로를 의지했기 때문입니다.

[오송 참사 생존자 B 씨/음성변조 : "우리 할 수 있어요. 우리 살 수 있어요. 이렇게 응원을 해주셨어요."]

살아남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그날의 기억에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오송 참사 생존자 A 씨/음성변조 : "이제 가만히 있지를 못해요. 지금은 앉아 있으면 혼자 멍한 시간이 생기면 어김없이 그때 상황으로 돌아가거든요."]

남은 이는 소중한 친구를 떠나 보내고 홀로 살아 남았다는 죄책감에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오송 참사 생존자 B 씨/음성변조 : "저는 진짜 친한 형도 잃게 됐거든요. 제 자신의 트라우마나 제가 아픈 것보다 지금 여태까지 이 형에 대한 슬픔이 더 컸고."]

14명이 숨지는 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관련 기관에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렇게 살아 남은 이들은 그때, 그리고 지금 국가는 어디 있었는지 묻습니다.

[오송 참사 생존자 B 씨/음성변조 : "우리가 그 사고를 당했던 거기에서는 정말 국가의 책무, 국가의 의무 절대 찾아볼 수 없었고요."]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