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멈췄다"…일주일 산불에 황망한 그리스 섬주민들

권진영 기자 김성식 기자 이유진 기자 2023. 7. 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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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각지에서 산불이 타올라 최소 10명이 입원하고 관광객 2만여 명이 대피했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리스 당국은 로도스에서만 관광객 약 1만9000명이 대피했으며 100채가 넘는 주택과 상업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현지 공영방송 ERT는 그리스의 섬 면적의 10%가 연소했다고 보도했지만 공식적인 산불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가디언은 산불이 수자원을 오염시키고 대기질을 저하시키며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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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도스섬에서 관광객만 약 2만여 명 대피
기후 변화로 심해진 폭염이 피해 규모 키워
25일(현지시각) 그리스 로도스 섬 겐나디의 산불지역 인근에서 한 남성이 머리를 감싸고 있다. 2023.07.25/ ⓒ AFP=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김성식 이유진 기자 = 그리스 각지에서 산불이 타올라 최소 10명이 입원하고 관광객 2만여 명이 대피했다. 일과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은 상실감에 빠졌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리스 당국은 로도스에서만 관광객 약 1만9000명이 대피했으며 100채가 넘는 주택과 상업 시설이 심각한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서부 코르푸섬 등도 대피령이 내려졌다.

현지 공영방송 ERT는 그리스의 섬 면적의 10%가 연소했다고 보도했지만 공식적인 산불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가디언은 산불이 수자원을 오염시키고 대기질을 저하시키며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25일(현지시각) 맥사 테크놀로지스가 이번 그리스 코르푸 섬의 산불 피해를 위성사진으로 촬영 후 공개했다. 수천명의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그리스 로도스 섬과 코르푸 섬의 산불로부터 대피해야 했으며, 총리는 '화염과 전쟁 중'이라며 폭염으로 인한 산불에 각별한 주의를 표했다. 2023.07.25/ ⓒ AFP=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25일(현지시각) 그리스 로도스 섬의 남부 지역인 겐나디에서 캐나데어 사의 소방비행기가 살수하여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2023.07.25/ ⓒ AFP=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그리스의 대표 관광지 로도스섬. 섬 전체에 짙은 연기가 자욱하게 깔리고 하늘에는 불빛으로 주황색이 번졌다.

로도스에서 식당과 밭을 일구며 생계를 꾸리는 드미트리 하지포티스는 로이터에 "내 삶이 멈췄다. 내 밭은 이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고 한탄했다.

하지포티스는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식당을 다시 운영하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하는데 돈이 없다"고 덧붙였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지난 24일 의회 연설을 통해 "산불이 모두를 괴롭히고 있다. 우린 현재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화재 진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산불로 다친 이들에게 보상과 재건을 약속했다.

하지포티스는 "대단한 걸 바라지는 않지만 우리는 기다린다"며 "불이 멈추기를 원한다. 다른 집, 식당, 들판도 (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의 바람과 달리 체코·프랑스·이스라엘·이탈리아 등 다른 국가들이 산불 피해 지원에 나섰지만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25일에는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 헬기 한 대가 추락해 타고 있던 조종사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5일 (현지시간) 대형 산불이 발생한 그리스 로도스 섬 바티에서 소방 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25일(현지시각) 그리스 에비아 섬 카리스토스에서 캐나데어 사의 CL-215 소방 비행기가 산불을 진압하던 중 추락해 군과 소방이 잔해를 수습하고 있다. 탑승했던 조종사 두 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 AFP=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로도스의 남서쪽 해안 마을 키오타리에서 작은 호텔을 운영하는 레프테리스 라우디코스도 이번 화재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호텔을 구하기 위해 밤새 근처 물탱크에서 물을 퍼 나른 라우디코스는 AFP에 "우리는 혼자였다"고 쓸쓸히 말했다.

AFP는 그리스에서 여름철 산불은 흔한 일이지만 최근 지속되고 있는 폭염이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번 주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44도를 넘는 찜통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과학자들은 세계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 대비 2도 더 올라가면 극심한 폭염이 2~5년에 한 번꼴로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가까스로 화마를 피한 한 관광객은 가디언에 "죽음에 가까운 경험"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5일(현지시각) 그리스 로도스섬 남부지역인 겐나디에서 한 남성이 소방비행기가 살수한 물을 맞고 있다. 2023.07.25/ ⓒ AFP=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25일(현지시각) 그리스 코르푸 섬의 카시오피에서 지역 주민이 물 펌프를 열려고 시도 중이다. 2023.07.25/ ⓒ AFP=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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