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 하정우 주지훈, 식상한 조합이라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이다원 기자 2023. 7. 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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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적인 쟁점 셋.
1. 꼭 하정우·주지훈이어야만 했는가?
2. ‘교섭’ ‘모가디슈’에 이어 또 피랍 구출기, 이유는?
3.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 그 이유는?
영화 ‘비공식작전’에 출연한 주지훈(왼쪽부터), 김성훈 감독, 하정우. 사진제공|쇼박스



김성훈 감독이 영화 ‘비공식작전’으로 돌아온다. 그동안 ‘끝까지 간다’ ‘터널’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 등으로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그가, 이번엔 하정우·주지훈과 손잡고 피랍된 주재원 구출에 나선다. 일각에선 이미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함께 출연한 두 사람이 식상하다는 반응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그런가요? 이 영화가 기획된 게 2020년 쯤이었는데, ‘믿고 보는 배우의 조합’이라 재밌겠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또한 ‘뻔한 맛’이란 시선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해요. 제가 앞으로도 몇 편의 영화를 더 찍을 줄 모르겟지만, 이 영화를 찍을 땐 제 인생 마지막 영화라고 생각하고 찍거든요. 그럴 때 ‘넌 누구랑 찍을래?’라고 묻곤 하는데, 대한민국에서 제일 연기 잘하는 두 사람을 지금도 나는 다시 뽑을 것 같아요.”

김성훈 감독은 ‘스포츠경향’과 최근 만난 자리에서 ‘비공식작전’에 대한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에 유쾌하게 답했다.

‘비공식작전’ 속 주지훈과 하정우.



■쟁점1. 하정우·주지훈이어야만 했다고?

두 사람 모두 김성훈 감독과 작품의 연이 있다. 하정우는 ‘터널’로, 주지훈은 ‘킹덤’ 시리즈로 각각 호흡을 맞췄다. 평소에도 친분이 두터웠다. 그 까닭에 현장이 편안했다는 김 감독이다.

“두 사람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믿을 수 있다’라는 거예요. 찍고 나서 마음에 안 드는 지점이 있을 때 두 사람 모두 알아서 ‘아이고~ 감독이 안 좋아한다. 다시 가자’고 먼저 얘기해줄 만큼 먼저 내 마음을 읽어주거든요. 언젠가는 그런 말도 하더라고요. 제가 좋으면 경쾌하게 ‘오~케이’라고 하는데 별로면 ‘음, 좋았어요’라고 한다더라고요. 나도 몰랐던 점이에요. 또 두 사람 또한 서로를 너무 잘 알잖아요. 적당히 친하면 이게 서로에게 실례일까 연기할 때에도 침범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두 배우는 솔직하게 서로 약점을 커버하며 의견을 교환하죠. 그보다 더 나을 수 있는 게 있을까요? 경쾌했던 건 촬영 끝나면 힘들잖아요? 그럴 때마다 ‘저녁 뭐 먹을거냐 같이 먹자’라고 메뉴를 정하는 것들이 행복이기도 했어요.”

‘비공식작전’ 연출한 김성훈 감독.



■쟁점2. 피랍, 피랍, 또 피랍?

이 영화가 나오기 전에도 임순례 감독의 ‘교섭’,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 등 중동 내전 속 외교관의 자국민 구출기를 다룬 작품들이 다수 개봉했다. 소재는 다르지만 큰 범주로 묶일 수 있다는 점이 ‘기시감’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성훈 감독은 그 많고 많은 이야기 중 왜 이 작품을 선택했을까.

“‘킹덤’ 음악작업을 하러 가는 도중 이 작품의 원안을 봤어요. 5페이지 가량 읽었는데 놀랍게도 실화더라고요. 외교관이 납치됐고 1년 이상 살아있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잊고 있었다? 이 로그라인만 봐도 왜인지 제가 할 것만 같더라고요. 실존인물이고 게다가 납치됐는데 잊혀진 채 살고 있었다는 많지 않은 기사를 찾아보면서, 잘은 몰라도 그를 구출하는 가운데에는 ‘영웅’이라 할 수 있는 누군가 존재했었겠구나 싶었죠. 한 명을 구하기 위해 나선 그 사람들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그런 영웅이 꼭 우리 주변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수락했어요. 각색은 감독의 재량이라는 조건 하에 작업을 시작했고요. 영화적 쾌감, 스릴, 유머, 액션 등 제가 표현할 요소들이 많을 것 같았습니다.”

영화 ‘비공식작전’에 출연한 주지훈(왼쪽부터), 김성훈 감독, 하정우. 사진제공|쇼박스



■쟁점3. 체감상 길 수 있는 이야기 구조, 왜?

이 작품의 리듬에 대해서도 물었다. 구출을 위해 이뤄지는 이야기 구조가 다소 반복돼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의견에 김 감독이 대답했다.

“엔딩 자막 포함 러닝타임 132분인데요. 구조상 ‘쫓고 쫓기는’ 기본 틀을 나름 변주했어야 하는데요. 목표물을 구하기 위한 서사 말고도 ‘판수’(주지훈)와 ‘민준’이 서로를 구하는 이야기로도 끌고 가고 싶었어요. 인질을 구하는 건 두 사람의 야욕에서 시작된 일이지만, 서로를 구하려는 건 진정한 구원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특정 빌런뿐만 아니라 시대와 공간이 주는 위기로 둘 사이를 변주하고 감정을 발전시키면서 둘의 관계를 만들고자 했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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