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절반이 채소밭인데도 사람 몰린다는 ‘이곳’

강찬미 여행플러스 인턴기자(aboutsky12@naver.com) 2023. 7. 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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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다소 색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카페 절반을 푸릇푸릇한 채소밭이 차지하고 있다.

올되다농장 전경/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올되다농장 전경/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이곳은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스마트팜 카페인 올되다농장이다. 샐러드와 샌드위치에 넣는 초록 채소를 모두 매장에서 재배한다. 매장에서 수확한 채소를 가지고 샌드위치와 수경재배 식물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스마트팜 시설 내부/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채소가 어떻게 자라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보고, 먹어볼 수 있어 한창 호기심이 많은 어린아이와 함께 방문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무더운 여름철 실내에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찾고 있다면 올되다농장을 주목해 보자.
2층에 위치한 올되다농장 외관/사진=강찬미 여행+기자
동대문구 장안동에 위치한 올되다농장. 도로변 건물 2층에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매장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올되다’라는 단어의 뜻을 설명하는 글이 가장 먼저 보인다.
올되다농장 의미를 설명하는 글과 어항/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올되다는 열매나 곡식이 제철보다 일찍 익은 것을 가리키거나 나이에 비해 발육이 빠르고 철이 빨리 들었을 때를 말한다. 설명글 옆에는 규모가 꽤 큰 어항도 있다. 스마트팜답게 어항 위로 식물이 자라고 있다. 물고기의 배변을 이용해 키운다는 말에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올되다농장 매장 전경/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올되다농장 매장 전경/사진=강찬미 여행+기자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처음 본 풍경이 펼쳐졌다. LED 형광등 아래서 자라고 있는 채소가 손님을 반겼다. 생소한 광경에 메뉴를 주문하기도 전에 시설 구경부터 할 수 있는지 물었다.
스마트팜 시설 내부/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스마트팜 시설 내부/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이제 막 싹이 난 식물부터 수확 직전의 채소까지 수경재배로 키우고 있는 18종의 엽채류가 자라고 있었다. 흙 없이도 무럭무럭 잘 크고 있는 모습이 꽤나 신기했다.
잠깐 이건 알고 가자! 스마트팜? 수경재배?
스마트팜 시설 내부
◆ 스마트팜이란? = 스마트팜은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자동화시스템을 말한다. 실내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땅에서 작물을 키우는 토경재배와 달리 날씨나 계절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큰 장점이 있다.

장마, 가뭄 등 외부 환경의 변화가 전혀 문제 되지 않아 계획적으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스마트팜에서 자라고 있는 작물/사진=강찬미 여행+기자
다만 씨를 뿌리고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과정은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해야 한다. 재배가 어려운 작물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과채류, 엽채류, 다육이 등 다양한 작물을 스마트팜으로 키울 수 있다.
수경재배로 키우는 작물의 모습/사진=강찬미 여행+기자
◆ 수경재배란? = 수경재배는 말 그대로 작물을 물에서 키우는 것이다. 물이 흙의 역할을 한다. 물론 물이 가지고 있지 않은 흙의 영양소를 공급해 주기 위해 양액을 넣어줘야 한다.
수경재배로 키우는 작물의 모습/사진=강찬미 여행+기자
그래서 수경재배를 다른 말로 양액재배라고도 한다. 병충해의 80%가 흙 때문에 발생하는데 흙을 사용하지 않으니 농약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LED 형광등으로 키우는 작물의 모습/사진=강찬미 여행+기자
흙 외에도 없는 게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햇빛이다. 식물이 자라려면 광합성이 필요할 것 같지만 햇빛에는 자외선이 있어 오히려 채소를 억세게 만든다. 형광등으로 태양과 비슷한 색온도만 알맞게 맞춰도 충분히 잘 큰다.
좌=작물 재배 전용 조명, 우LED 형광등/사진=강찬미 여행+기자
보통은 작물 재배 전용 조명을 사용해 식물을 키운다. 하지만 올되다농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백색 LED 형광등으로 채소를 재배한다. 알록달록한 전용 조명은 오래 보면 눈이 아픈데 LED 형광등은 부담이 훨씬 덜하다.
코르바나/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이곳에선 주로 샐러드를 만들 때 넣는 세 가지 채소를 주로 키운다. 로메인으로 많이 알고 있는 코르바나는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좌=버터헤드,우=카이피라/사진=강찬미 여행+기자
버터처럼 고소한 버터헤드, 단맛이 강한 카이피라까지 세 식물 모두 쓴맛이 거의 없다.
토마토바질 에이드/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최근 올되다농장은 새로운 음료를 출시했다. 토마토와 바질을 넣은 토마토바질 에이드이다. 토마토바질 피자는 익숙하지만 토마토바질 에이드는 의외의 조합이란 생각이 들었다.
랩 샌드위치와 토마토바질 에이드/사진=강찬미 여행+기자
맛은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상당히 상큼했다. 달콤한 사이다에 껍질을 벗긴 새콤한 방울토마토 그리고 향긋한 바질이 굉장히 잘 어울렸다.
이보다 더 신선할 수 있을까
주요 체험 재료는 매장서 재배

랩 샌드위치 만들기 체험/사진=김윤진 인턴PD
올되다농장엔 자부심을 가지고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랩 샌드위치와 수경재배화분 만들기 그리고 커피 체험이다.

특히 랩 샌드위치와 수경재배화분 만들기는 직접 해보니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었다.

랩 샌드위치 만들기 체험/사진=김윤진 인턴PD
채소를 싫어하더라도 체험을 하고 나면 조금은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랩 샌드위치 같은 경우 매장에서 수확한 채소로 만들기 때문에 콘셉트도 맛도 신선했다.
랩 샌드위치 만들기/사진=김윤진 인턴PD
커다란 토르티야에 채소와 고기, 삶은 달걀, 견과류 등 속 재료를 올리고 소스를 뿌려 예쁘게 접어서 먹는다. 랩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고기는 콩고기다.
완성한 랩 샌드위치/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콩고기/사진=김윤진 인턴PD
콩고기 양념도 다 직접 한다. 비건 손님이 늘고 있어 트렌드에 맞춰 개발했다고 한다.
랩 샌드위치 단면/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사과잼과 감칠맛 나는 콩고기 그리고 아삭한 채소까지 더해져 건강해지는 느낌이 제대로 났다. 1000원만 추가하면 일반 고기로 변경할 수 있다.
수경재배화분 만들기/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수경재배화분 만들기는 올되다농장에서 어떤 식으로 작물을 키우고 있는지 경험할 수 있는 체험활동이다. 같은 체험을 여러 번 하는 손님도 늘고 있어 매번 작물 종류와 돌 색깔도 바꾼다.
수경재배화분 만들기/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작물 꽂이 틀에 작물을 끼우고 작물이 다치지 않게 돌을 조심조심 깔아준다. 그다음 준비된 수경재배 용기에 담으면 완성이다.
커피 체험하는 모습/사진=올되다농장 제공
커피 체험도 할 수 있다. 원두를 핸드 그라인더에 넣고 간 후 직접 꾸민 포장지에 담는다. 아이들이 집중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랩 샌드위치와 화분 만들기는 두 가지 체험 다 해서 1만5000원이다. 커피 체험도 가격은 동일하다.
닭가슴살 샐러드/사진=강찬미 여행+기자
스마트팜 카페답게 이곳을 대표하는 메뉴는 닭가슴살 샐러드다. 정녕 1인분인가 싶을 만큼 양이 푸짐했다. 특히 채소의 단맛이 잘 느껴지는 점이 인상 깊었다.
닭가슴살 샐러드/사진=강찬미 여행+기자
드레싱 없이 채소만 먹으면 보통 떫은 맛이나 쓴맛이 느껴지는데 이곳의 채소는 처음 소개글에서처럼 쓴맛이 거의 없었다. 이 정도면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근용 올되다농장 대표 일문일답
인터뷰 중인 김근용 올되다농장 대표/사진=김윤진 인턴PD
- 어떻게 스마트팜 카페를 만들게 됐나.

▷ 처음에는 학교나 기관을 대상으로 스마트팜 시설 교육사업을 했다. 그러던 중 교육 기관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스마트팜 시설에서 재배한 작물을 가지고 샌드위치와 차를 만드는 프로그램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 일반 대중들에게도 선보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고 카페까지 열게 됐다.

닭가슴살 샐러드/사진=강찬미 여행+기자
- 올되다 농장만의 자랑이 있다면.

▷ 샐러드다. 차별화한 샐러드를 맛볼 수 있다. 올되다농장의 샐러드는 꾸미지 않는다. 채소 자체로 좋은 맛을 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샐러드에 올라가는 토핑도 대부분 직접 양념하고 요리한다. 샐러드드레싱 역시 천연 감식초로 직접 만들어 제공한다. 양도 푸짐해서 샐러드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올되다농장 체험 설명지/사진=강찬미 여행+기자
내세울 수 있는 또 하나의 무기는 바로 체험이다. 매장에서 수확한 채소로 만드는 랩 샌드위치, 수경재배화분 만들기 등 체험 거리가 다양하다. 아직은 단체 대상 프로그램이 더 많지만 개인 손님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치즈 만들기 체험을 곧 개시하려 한다. 수경재배화분 만들기에서 심은 인삼이나 바질을 한 달 동안 잘 키운 다음 매장에 가지고 오면 그 재료를 가지고 치즈를 만드는 체험활동이다.

인터뷰 중인 김근용 올되다농장 대표/사진=김윤진 인턴PD
- 올되다농장을 운영하며 보람을 느꼈던 적이 있다면.

▷ 일주일에 4~5번 방문하는 50대 단골손님이 있다. 건강 문제로 하루 한 끼만 먹는 분이다. 하루의 유일한 끼니를 여기서 해결하는 것이다. 토핑 하나 안 남기고 다 드시는데 샐러드가 참 맛있고 든든하다고 한다. 이런 분들이 늘고 있어 뿌듯하다.

나 역시 샐러드를 통해 건강을 찾았다. 하루 두 끼를 샐러드로 먹으며 15㎏를 감량한 경험이 있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어떻게 여태껏 병원에 안 실려 왔냐고 할 정도로 높은 편이었는데 샐러드를 통해 정상 수치를 되찾았다.

스마트팜 시설 내부/강찬미 여행+기자
스마트팜 시설 내부/강찬미 여행+기자
- 향후 계획이 있다면.

▷ 올되다농장을 가족 단위로 방문할 수 있는 카페로 만들고 싶다. 올되다농장은 세 가지의 사업 콘셉트를 가지고 시작했다. 체험, 교육 그리고 일반 소비자다.

단체나 기관을 대상으로 한 체험과 교육은 굉장히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 대상으론 아직 홍보가 부족한 편이다. 개인 소비자들에게 올되다농장이 더 많이 알려져서 가족 단위로 방문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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