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창이 형 붙잡고 울기도" 19연패 깨고 오열, 장시환이 3년을 버티게 한 힘 '가족'

고유라 기자 2023. 7. 2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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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경기 후 인터뷰하는 한화 장시환.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고유라 기자] 한화 이글스 투수 장시환이 눈물의 연패 탈출 드라마를 보여줬다.

한화는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8회에만 13득점하면서 16-6 역전승했다. 한화는 최근 2연패를 마감하는 동시에 0.5경기차로 앞서 있던 키움과 공동 8위로 다시 올라섰다.

이날 한화 5번째 투수 장시환은 이날 3-6으로 뒤진 7회말 등판해 김혜성을 1루수 땅볼, 로니 도슨을 1루수 땅볼, 이원석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면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장시환이 7회말을 막고 나서 한화 타선이 폭발했다.

한화는 8회에만 68분 동안 공격했다. 18명의 타자가 나와 '타자이순'하면서 10안타 5볼넷으로 13득점에 성공했다. 직전 이닝에 던졌던 장시환이 자연스럽게 승리 요건을 갖췄다. 다음 투수들이 8회말과 9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장시환은 길었던 19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장시환의 직전 승리는 2020년 9월 22일 대전 두산전. 이후 1038일 만의 승리를 거뒀다. 장시환은 이후 2020년 2패, 2021년 11패, 지난해 5패, 올해 1패를 기록했다. 장시환은 개막전이었던 4월 1일 고척 키움전에서 19연패를 기록하면서 직전 최다 연패 기록이었던 심수창의 18연패를 깨는 불명예를 안았는데 키움을 상대로 연패를 끊어내며 설욕했다.

▲ 장시환(가운데) ⓒ곽혜미 기자
▲장시환 ⓒ한화 이글스

경기 후 장시환은 "기쁘다는 말 밖에 없다.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아까 8회초 1시간 동안 주마등처럼 지난 3년간 19연패 기간이 쫙 지나갔다. 승리가 이렇게 좋은 거라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첫 승 했을 때보다 더 긴장했고 그때보다 더 좋다"고 연패 탈출 소감을 밝혔다.

장시환은 19연패를 했던 곳에서 연패를 끊은 것에 대해 "운명의 장난인 줄 알았다. 19연패를 하기 전에 2021년에 선발로 나와 여기서 한 번 끊을 기회(8월 26일 7이닝 2실점 승리 요건 무산)가 있었는데 팀이 끝내기를 맞았다(실제로는 4-4 무승부). 그것도 여기였는데 뭔가 운명의 장난처럼 여기서 끊게 돼서 기분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장시환은 장난처럼 무덤덤하게 연패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속으로는 고민도 많고 걱정도 컸다고. 그는 "솔직히 항상 불안했다. 안좋은 기록이라 어느날은 마운드에 올라가는 것도 겁이 났다. 은퇴를 해야 되나 하는 생각도 솔직히 했는데 버텨야 한다 생각했다. 가족이 있기 때문에 안 돼도 더 악착같이 버티려고 했고 그래서 끊을 계기가 오늘 온 것 같다"고 가족 이야기를 꺼냈다.

장시환은 이날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가족 이야기를 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아내에게 가장 미안하다. 나랑 결혼해서 힘든 것 같이 겪었다. 19연패 하는 동안 나도 힘들지만 보는 사람도 옆에서 얼마나 힘들었겠나. 같이 버텨줘서 고맙고 내가 힘들 때 지탱해주고 할 수 있다는 말을 많이 해줘서 고마운 사람"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경기 끝나고 솔직히 집에 가고 싶었다. 아내와 아기가 제일 먼저 생각났다. 좋은 것은 같이 하고 싶은 원정 와 있어서 그랬다"고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18연패를 했기에 자신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해주는 심수창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장시환은 "사실 내가 수창이 형이 롤모델이었다. 나는 솔직히 잘하는 사람이 아닌데 어떻게 하면 야구를 가늘고 길게 할 수 있을까 하는데 수창이 형이 그랬다. FA도 하고. 그런데 롤모델을 처음부터 잘못 정한 것 같다(웃음). 그래도 나한테는 좋은 선배였다. 연패 때 한 번은 수창이 형이랑 통화하다가 운 적이 있다. 너무 힘들고 이제 도저히 버틸 수가 없을 것 같다 하면서 울었는데 형이 '18연패가 안좋은 기록이지만 그만큼 감독님이나 주변 사람들이 너를 믿어서 쓴 것'이라고 말해줘서 믿어주는 만큼 다시 해보자는 생각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날 한화 후배들은 수훈 인터뷰를 마친 장시환을 기다렸다 물을 뿌리며 승리를 축하해줬다. 장시환은 "안 좋은 건 내가 가져갔으니 후배들은 좋은 것만 했으면 한다. 후배들은 좋은 성적만 거둬서 팀에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팀이 좋아지고 강해질 거고 오늘 같이 또 크게 역전하는 기회가 올 거다. 후배들은 좋은 길만 걸었으면 좋겠다. 이제 연패를 끊었으니 연승을 해보고 싶은데 어려울 것 같고 팀이 5강에 갔으면 좋겠다"고 팀을 생각하는 마음도 전했다.

▲ 장시환(가운데)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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