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도시’ 부산]② 유해 대기 환경도 지역 쏠림…건강 조사해 보니

황현규 2023. 7. 2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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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부산 시민들의 건강 지표가 나쁜 이유를 분석하고 해법을 찾아보는 KBS의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공단 인근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 건강 검진에서 평균치 이상의 유해 물질이 나왔습니다.

초미세먼지 농도의 지역별 격차도 커 추적 조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보도에 황현규 기자입니다.

[리포트]

화물차들이 자주 지나가는 부산의 한 교차로입니다.

부산시 교통 조사를 보면 2021년 기준 이곳의 하루 화물차 이동량은 4만 8천여 대로, 부산에서 가장 많습니다.

인접한 공단 지역의 대기 질도 살펴봤습니다.

부산 대기 측정망 자료에서 확인한 최근 3년간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42.5㎍/㎥.

측정소 27곳 중 가장 높습니다.

부산시 환경보건센터가 교차로와 대기 측정소 반경 2㎞에 사는 주민 350명의 건강을 조사했습니다.

소변 검사에서 발암 물질인 벤젠 대사 산물, 즉 몸에 흡수된 뒤 나오는 성분이 71.0㎍을 넘었습니다.

정부의 환경보건기초조사 결과인 국민 평균보다 6.0㎍ 정도 높은 수치입니다.

신경 독성물질인 톨루엔 대사 산물은 6.7㎍으로 검출돼 국민 평균치보다 1.7㎍ 높았습니다.

센터 측은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단 등에서 배출돼 몸속에 들어온 유해 물질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생체 지표라고 설명합니다.

[홍영습/부산시 환경보건센터장/동아대 의대 교수 : "바로 질병을 일으킨다고 평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노출 상태가 유지되면 질병으로 갈 수 있기 때문에 대사 산물이 높게 나온 부분은 굉장히 유의미한 지표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역별 초미세먼지와 주민 건강과의 연관성도 분석해 봤습니다.

최근 6년간 부산지역 초미세먼지 농도의 공간 분포를 나타낸 지도입니다.

파란색에서 초록색, 노란색, 붉은색으로 표시될수록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부산을 동서로 나눠볼 때 대기 질의 차이가 뚜렷합니다.

서부산권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걸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데요,

특히 붉은색이 짙은 곳을 보면 사상구와 사하구, 강서구 일대로 주택가와 인접한 곳에 공단과 항만을 끼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사망률을 질병 원인별로 다른 구·군과 비교했습니다.

사상구의 최근 10년간 평균 연령 표준화 사망률을 보면 뇌혈관 질환 34명, 심장 질환 50명을 넘어 부산에서 1위와 3위였습니다.

사하구의 뇌혈관 질환 관련 사망률은 평균 31명 정도로 5위, 심장 질환은 49명에 가까워 6위였습니다.

특히 심장 질환 관련 연간 사망률은 최근 10년간 부산에서 5위 안에 9차례나 포함될 만큼 꾸준히 높았습니다.

[홍영습/부산시 환경보건센터장/동아대 의대 교수 : "건강지표하고 환경지표하고 상관성은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이 되지만, 그렇다고 바로 인과관계에 있다, 이런 지표로 평가하기에는 현재 자료로서는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계속 모니터링(조사)이 필요합니다."]

초미세먼지 경우 지역별 농도뿐 아니라 조기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 분석도 중요합니다.

[허종배/부산연구원 연구위원 : "(부산지역 초미세먼지에) 독성을 일으키는 화학 물질의 비율이 높고 그것에 영향을 주는 것은 선박이라든지 대형 화물차의 이동으로 인한 비산 먼지, 아니면 또 공단이 있습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하면 심혈관계와 호흡기계 질환 사망자가 각각 1.7%, 4.5% 정도 늘어난다는 부산시 보건환경연구원 조사결과도 있어 건강지표와의 인과 관계 규명과 함께 지역 맞춤형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희나

황현규 기자 (tru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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