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AI 광풍에 대만 콴타컴퓨터 주가 연일 최고치… 창업자는 최고 부호 등극

김남희 기자 2023. 7. 26. 08: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 인공지능 서버 제조사 콴타컴퓨터 주가 올 들어 245% 상승
챗GPT 열풍에 AI 서버 수요 급증…엔비디아 파트너로 몸값 올려
창업자 배리 람, 콴타 지분 26% 보유…대만 부호 순위 1위 등극
대만 콴타컴퓨터(Quanta Computer) 창업자 배리 람(Barry Lam). /콴타컴퓨터

대만 인공지능(AI) 서버 제조사 콴타컴퓨터(Quanta Computer) 창업자 배리 람(林百里 린바이리)이 전 세계 AI 도입 열풍을 타고 대만 최고 부호로 등극했다. 미국 AI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Nvidia) 창업자 젠슨 황(Jensen Huang)이 콴타를 AI 혁명의 핵심 파트너로 지목한 후, 콴타 주가가 치솟은 덕분이다. 대만 증시에서 콴타 주가는 연일 최고치를 찍고 있다. 콴타 최대주주이자 이사회 회장인 람은 신발 위탁 제조사 화리실업그룹 창업자 장충위안, 애플 아이폰 위탁 생산 기업 폭스콘 창업자 궈타이밍 등을 제치고 왕좌를 차지했다.

지난 24일 대만 증시에서 콴타 주가는 10% 상승한 248.5대만달러로 마감했다. 1999년 1월 상장 후 역대 최고가다. 전날(25일) 콴타 주가는 장 초반 264.0대만달러까지 오른 후 상승 폭이 줄어들며 전날과 같은 가격으로 끝났다. 올 들어 이날까지 콴타 주가는 245% 올랐다. 주가 ‘이상 급등’에 대만증권거래소가 24일 콴타 측에 실적 자료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올 들어 7월 25일까지 콴타컴퓨터 주가 흐름. 대만 증시에서 콴타컴퓨터 주가는 7월 24일 248.5대만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구글

콴타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것은 지난해 말 챗GPT 등장 후 생성형 AI 개발 붐이 불면서 AI 서버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대만 리서치 기업 위안다는 24일 낸 보고서에서 콴타가 올해 세계 AI 서버 시장 점유율 25%(4만3000대)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 등 미국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이 AI 서버 도입을 확대하면서 콴타의 내년 출하량은 9만9000대로 두 배 이상 늘 것으로 봤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의 대만 방문이 콴타 주가 급등의 기폭제가 됐다. 대만 태생인 젠슨 황은 5월 28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박람회에서 콴타 자회사 콴타 클라우드 테크놀로지(윈다과기)를 서버·데이터센터 분야 핵심 파트너로 소개했다. 또 콴타의 로봇 기술 자회사 테크맨 로봇의 AI 로봇이 엔비디아의 로봇 시뮬레이션 앱(NVIDIA Isaac Sim)을 이용해 생산 라인 점검을 개선하는 방법을 영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대만 타오위안에 있는 콴타컴퓨터 본사. /콴타

젠슨 황의 존재가 위력을 발휘한 것은 엔비디아가 챗GPT 발 AI 광풍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이다. 젠슨 황 스스로 “엔비디아가 생성형 AI의 심장을 만들고 있다”고 단언할 정도다.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AI 학습에 필수적인 반도체가 GPU(컴퓨터 그래픽 처리 장치)인데, 엔비디아가 세계 GPU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AI 전쟁에 뛰어든 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GPU를 구하기 위해 줄 서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특수 덕에 세계 반도체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겼다. 엔비디아는 뉴욕 증시에서 5월 30일 장 중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6월 13일 종가 기준 1조 달러를 넘기며 미국 기업 중 7번째로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합류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 창업자인 젠슨 황은 2023년 5월 3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박람회에 참석했다. /EPA 연합

콴타는 원래 세계 각국의 전자기기 브랜드로부터 주문을 받아 노트북을 대신 생산·납품하는 회사로 유명했다. 람이 1988년 동업자(C. C. Leung)와 함께 콴타를 설립했다. 람은 1949년 중국 본토 상하이에서 태어나 홍콩으로 건너간 후, 국립대만대에서 전기공학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만 국적자다. 람은 애플·델·휴렛팩커드·레노버·도시바·에이서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며 콴타를 세계 최대 노트북 위탁 제조사로 성장시켰다. 콴타가 애플 노트북(맥북) 출하량의 절반 이상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콴타는 애플의 스마트워치 애플워치도 생산하고 있다.

콴타 주가 수직 상승으로 람은 이달 14일 대만 부호 1위 자리를 꿰찼다. 람은 올해 5월 기준 콴타 지분 26%를 직간접적으로 보유 중인데, 주가가 오르면서 보유 주식 가치가 크게 늘었다.

오른쪽이 대만 콴타컴퓨터 창업자인 배리 람(Barry Lam) 회장. /콴타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25일 기준 람의 순자산 가치는 109억 달러(약 14조 원)에 달했다. 대만 부호 순위 1위이자, 세계 억만장자 순위 171위다. 람은 포브스가 4월 19일 발표(집계일 3월 10일)한 ‘2023 대만 부호 50인(Taiwan’s 50 Richest)’ 순위에선 순자산 가치 56억 달러로 9위였다. 넉 달 만에 자산 가치가 두 배 가까이로 늘면서, 대만 최고 부호 자리에 오른 것이다.

람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도 자산 가치 114억 달러로, 세계 억만장자 순위 173위를 차지했다. 람은 지난달 16일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해 “6년 전 AI 장치 개발에 집중하기로 한 결정이 옳았다”며 “운이 좋았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