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젖은 택배' 어떡해…택배업체 "환불·재출고 등 보상"

롯데택배 차량 천안→일산 배송과정서 일부 물량 피해
천재지변 아닌 우천사고…개별 소비자 요구 맞춰 처리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한 도로가 침수돼 있다. 청주에는 사흘간 400mm에 가까운 비가 내렸다. (독자제공) 2023.7.15/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김진희 기자 = 전국적으로 내린 국지성 집중호우 영향으로 곳곳에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주문한 택배가 폭우에 젖어 파손·변질 피해를 받은 사례가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업체들은 우천시 배송물품이 젖을 경우는 장마 기간이 아니더라도 발생할 수 있으며 최근 내린 비로 인한 문의가 특별히 증가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3일 롯데 진천메가허브(중부권터미널)에서 택배물품 8200여개를 싣고 일산배송집배센터로 향하던 롯데글로벌로지스 간선차 한 대가 폭우가 내린 지역을 거치면서 택배물품 일부가 젖는 피해를 입었다.

다음날인 14일 오전 8시쯤 일산집배센터의 한 택배 기사는 담당구역 택배를 분류하던 중 일부 젖은 물품 발견하고 배송 불가로 판단해 '사고처리'로 등록했다.

해당 폭우 피해 여파로 경기 고양시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김모씨는 이랜드몰에서 의류제품을 주문했지만 2주가 넘도록 받지 못했다. 김씨는 이랜드몰로부터 "물류센터에서는 정상적으로 물품이 발송됐으나 이동 중 폭우로 배송 물품들이 훼손됐다"며 환불 후 재주문 절차를 진행해 달라는 답을 들었다.

롯데택배 측은 택배차량 또는 대리점이 폭우에 의한 침수피해를 받은 건 아닌 점을 고려해 현장 택배 기사의 요청대로 사고처리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개별 소비자 요구에 맞춰 환불 또는 재주문(재출고) 처리할 방침이라고 했다.

롯데택배 관계자는 "배송대리점의 분류 과정서 젖은 택배를 발견한 것이어서 정확히 언제 피해가 발생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며 "해당 간선차 전체물량 8200개 중 6개의 젖은 박스를 발견해 사고처리 등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침수 피해 발생이 아니고 피해 물량이 많지 않아 천재지변으로 보기보단 우천에 따른 사고 발생으로 보고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거래위원회 택배표준약관 23조·24조

공정거래위원회는 택배 분실, 파손, 현저한 훼손사고 등이 천재지변(폭우 포함)과 전쟁 등으로 발생했다면 사업자는 손해배상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표준약관을 두고 있다. 사업자가 받은 운임(택배비)에 대해서도 환급하도록 했다.

롯데택배만 최근 집중호우 피해를 당한 건 아니다. CJ대한통운(000120)과 한진(002320), 로젠택배 등도 집중호우가 내린 일부지역에서 물품 파손·훼손 사고가 발생해 소비자와 개별 협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하천범람과 침수 등으로 통제된 도로를 피해 우회도로 배송을 진행하면서 배송 지연 상황도 다수 발생했다.

다만 택배사들은 평시 대비 물품파손 발생 및 배송지연에 따른 소비자 문의가 두드러지게 증가한 아니라고 말했다.

택배업체 한 관계자는 "일부 도로가 침수되면서 일부지역에 배송지연은 발상했지만 택배 서비스에 차질이 발생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폭우상황을 대비해 기상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면밀히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