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연승’ 이승엽 감독 “선수들이 잘해줘”

두산 베이스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
시즌 전 부정적 평가 받기도 했지만
과감한 지도력 속 ‘강한 야구’ 펼쳐
“모든 평가는 시즌 마친 뒤 받겠다”

25일 11연승을 달성한 두산 이승엽(왼쪽) 감독이 전풍 사장에게 꽃을 받은 뒤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두산 베어스 이승엽(46) 감독은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인 11연승을 달성한 뒤 담담하게 인터뷰에 임하며 모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 감독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8 대 5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잘해 줬다”며 “만족하지 않겠다. 좀 더 집중해서 페이스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올해 사령탑으로 데뷔한 이승엽 감독은 KBO리그 역대 감독 데뷔 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전광판에 두산 베어스 최초 11연승이라는 글자가 나와 약간 실감이 났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할 때 조금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26일 롯데전에서 승리하면 이승엽 감독은 제리 로이스터 롯데 전 감독을 제치고 이 부문 1위 기록을 세운다. 이 감독은 “감독 맡은 지 일 년도 안 됐다. 감히 대선배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할 수 없다. 난 아직 부족하다”면서도 “경기는 항상 이기려고 노력한다”며 “현재 분위기를 잘 유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엽 감독이 지난 겨울 두산 지휘봉을 잡았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 성공 가능성을 점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2017년 은퇴 후 오랫동안 프로야구를 떠나있었기 때문이다. 선수 시절 한 시즌 56개 홈런을 치는 등 독보적인 성적을 거뒀지만, 지도자로서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은퇴 선수들을 이끈 것이 전부라는 지적도 있었다. 게다가 두산은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이적하거나 은퇴하면서 가을야구 진출을 노릴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고꾸라지지 않았다. 이 감독은 경험 많은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이기는 야구’를 펼쳐 나갔고, 과감한 용병술로 위기 상황을 극복해 나갔다. 그 결과 7월 이후 무서운 돌풍을 일으킨 두산은 11연승을 달린 끝에 3위에 올라 2위 SSG 랜더스를 3경기 차까지 추격하게 됐다.

이 감독은 이에 관해 “주변의 평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목표를 달성했다고 하기엔 이르다”며 “모든 평가는 시즌을 마친 뒤 받겠다. 아직 60경기 넘게 남았다”고 답했다.

서재원 기자 jwse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