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보다도 졸린 게 ‘더 문’제야[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구멍난 이야기도 그렇고.
달에서 조난당한 가상의 남자를 구하는 게 시급한 건 알겠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무엇보다도 그 과정까지 가는 과정이 지난하고 졸립다는 게 ‘더 문’제다. 그 이후 몰아치는 이야기엔 구멍이 술술 나있다는 것도 문제다. 영화‘더 문’(감독 김용화)이다.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도경수)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설경구)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신과 함께’ 시리즈로 쌍천만을 달성한 김용화 감독의 신작으로, ‘믿고 보는 배우’ 설경구, 도경수, 김희애가 뭉쳤으나 완성도에 대해선 ‘글쎄’다.
시도는 좋으나 목표로 가는 설계가 미진하다. 상업적 ‘우주 SF물’엔 속도감과 설득력이 필요하거늘, 본격적인 사건까지 가는 체감 시간이 무척이나 지루하고 사건 이후 해결 과정에선 좀처럼 설득이 되지 않는다. 단적인 사례로, ‘달 착륙’이란 국가적 행사를 담당하는 대한민국 우주센터에 출입증 없는 주요인물이 제집 드나들 듯 하는 것부터가 납득되질 않는다. 뭐하나 갖춰지질 않으니 129분 러닝타임의 절반은 눈꺼풀을 감기게 하고, 절반은 눈을 의심케 한다. 갈등이 반복되고, 반복되고, 또 반복된다는 것도 약점이다.
대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우주항공에 대한 어려운 용어들이 즐비하지만 자막 하나 없어 숱하게 흘려들을 수밖에 없다. 전개에 큰 지장이 없다고 말할 이들이 있다면, ‘더 문’은 왜 굳이 ‘우주 재난물’을 지향했는가라고 묻고 싶다. 게다가 급박한 상황 속이라 인물들의 딕션도 그다지 정확하지 않다. 제3자가 보기엔 엄청난 일이 일어난 것 같긴 한데 대체 왜 일어났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어 소외받는 기분이 든다.
신파도 빠질 수 없다. 물론 ‘신과 함께’ 시리즈보다 줄었지만, ‘울어라 울어라 인간아’라는 논조가 불편한 이라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물론 장점도 있다. 그건 도경수다. 혈혈단신, 고군분투한다. 연기력 뿐만 아니라 재난에 빠진 ‘선우’를 표현하기 위해 각종 액션도 주저하지 않는다. 구르고 부딪히고 구른다. 또한 그의 무기인 ‘눈빛’도 한몫을 한다. ‘눈으로 말하는 배우’라 할 수 있겠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 만큼 볼거리도 풍성하다. 그러나 알맹이 없는 포장지가 화려하다고, 티켓값에 만족할 수 있는 관객들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다음 달 2일 개봉.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3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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