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노인 실명 주범 '습성 황반변성'…새 치료법 등장에 기대감 ↑

강승지 기자 2023. 7. 26. 07: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환자 수 2017년→2021년 123% 증가…2개월서 1년 내 실명
바비스모주 등장…안구 내 주사 치료 불안감 해소·치료 지속성 높여
ⓒ News1 DB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늘어나는 노인 인구에 비례해 노인성 안과 질환인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국내 황반변성 환자 수는 2017년 16만4818명에서 2021년 36만7463명으로 123%(20만2645명) 급증했다.

눈의 중심 시력을 이루는 황반에 변성이 나타나는 황반변성은 습성과 건성 2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통상 건성으로 발병해 습성으로 진행된다.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황반 밑에 생기는 비정상적인 신생혈관 때문에 삼출물, 부종, 출혈 등이 발생하고 중심 시력이 급속도로 나빠진다.

다른 안과 질환과 비교해 2개월에서 1년 내 실명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정밀 안저검사로 진단하는데 대표적인 증상은 단어를 읽을 때 글자에 공백이 보이거나 직선이 흔들려 휘어져 보이는 '변형시'다. 이런 증상들은 현재 시력이 떨어지고 있고, 실명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령이라면 극심한 시력 저하는 물론 저시력으로 인한 낙상, 골절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실명은 활자를 통한 의사소통이나 원활한 이동을 어렵게 하며 노동 능력도 떨어진다. 국내에서는 한쪽 눈을 실명한 사람이 50%, 두 눈을 실명한 사람이 전부 노동 능력을 잃은 것으로 규정한다.

국내 황반변성 환자 수(위),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주요 치료 공포 요소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 저하는 우울증 등 정신적 부담도 키운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데이터로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를 평균 8.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는 일반인보다 우울증 발병 위험이 15% 높았다.

특히 황반변성에 의한 시각장애가 동반되면 우울증 위험은 23% 증가했다. 황반변성이 국내 노인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지면서, 환자들이 진단받는 것만으로도 향후 실명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지택 중앙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후천적으로 시력 손실을 얻게 된 경우, 생활방식 변화에 대한 충격으로 심리적 어려움에 더 취약하다. 독립적 생활이 불가능하게 돼 보호자와 가족의 돌봄을 받아야 한다. 가족의 경제적, 정신적 부담도 뒤따른다"고 말했다.

치료는 주로 망막 속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의 생성을 억제하는 안구 내 주사치료로 이뤄진다. 기존 치료법은 평균 1~3개월에 한 번씩 투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환자들은 눈 안에 직접 주사해야 한다는 공포나 심리적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관련 연구를 보면 황반변성 환자 54%가 안구 내 주사 치료 2일 전부터 불안감을 느꼈다. 하지만 치료를 멈출 수 없다. 치료를 임의 중단하면 망막 출혈 등 부작용 발생 위험이 커서 그렇다. 치료 중단 환자 148명을 평균 56.8개월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보면 약 16%에서 망막 출혈이 발생했다.

ⓒ News1 DB

따라서 환자 공포감을 덜고 치료 지속성은 높이며 예후까지 개선할 선택지가 절실했다. 기존 약보다 투여 간격이 긴 약이 필요했는데 최근, 최소 연 3회 투여 치료제 '바비스모주'(파리시맙)가 등장해 환자와 의료현장에 기대감을 줬다.

이 약은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VEGF-A)와 함께 질병의 또 다른 경로인 안지오포이에틴-2(Ang-2)를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특이항체 기전의 신약이다. 총 4건의 대규모 다국가 임상 연구를 통해 더욱 장기간 유지되는 시력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은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시력을 보존하는 중요한 질환이므로, 환자들의 꾸준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높은 복약 순응도를 가진 치료 옵션의 도입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리시맙은 지난해 랜싯 저널에 보고된 3상 임상연구(TENAYA 및 LUCERNE)에서 최대 4개월까지 치료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보고돼,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약은 최근 제7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 적정성을 인정 받아 급여권 진입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협상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사 등을 거치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게 된다.

ksj@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