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제보] "서울시 납품" 전국 유통가 뒤흔든 사기 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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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사업을 하는 것처럼 전국 소상공인들의 물품을 납품받은 후 잠적하는 대규모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B씨는 "납품한 물품은 우리가 직접 생산하고 가공했기 때문에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사기꾼들이 빼돌린 물품을 처분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판매처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그들의 뒤를 쫓고 있다. 폭력배들도 결탁해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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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거래한다고 속여 물품 가로채
피해자들 충북경찰청에 사건 접수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서울시의 사업을 하는 것처럼 전국 소상공인들의 물품을 납품받은 후 잠적하는 대규모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소상공인들은 어려운 판로를 확보하려다 설상가상의 피해를 보았다며 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26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충북 음성에 사무실을 둔 업체 ㈜보부의 공모 이사 등은 지난 4월부터 고등어, 멸치, 오징어, 만두, 돼지고기, 다시마, 쭈꾸미, 새우, 깨, 고춧가루, 소금 등 전국의 농수산물 판매 업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물품의 납품을 제안했다. 공씨 등은 서울시가 300억원을 지원해 농수산물 유통단계를 축소함으로써 소상공인과 소비자들이 모두 이익을 얻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자신들이 그 사업을 맡고 있다고 속였다.
공씨 등은 농수산물 업자들에게 사업자 등록증과 서울시 중소유통물류센터와 체결한 거래약정서, 명함 등을 보내준 데 이어 음성의 사무실과 창고도 공개했다. 지난 6월까지는 물품 대금을 1차례 성실하게 지급함으로써 신뢰를 얻었다. 그런 후 납품 규모를 갑자기 크게 늘렸으며 이달 15일 이후 자금 결제일이 다가오자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했다.
사기꾼들은 피해자들이 대금 지급을 독촉한 후 황급히 물건을 챙겨 달아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그대로 찍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15명이고 피해 금액은 3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피해 사례가 계속 접수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현재의 2배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1인당 피해 금액은 7억원이 가장 크며, 2억원 이상 피해자도 6명으로 집계됐다. 피해자들은 사기꾼 일당의 음성 사무실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충북경찰청에 사건을 접수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지역도 서울, 수원, 김포, 포항, 울산, 영덕, 창녕, 완도, 보령, 삼척, 제주, 영천, 강진 등 전국에 산재해 있다.
이번 대규모 사기 사건에는 서울시의 허술한 중소유통물류센터 운영도 한몫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시가 올해 초 물류센터 운영을 중단했음에도 이전 계약 업체가 나가지 않고 계속 머무르는 바람에 피해자들이 물류센터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믿었고 결국 사기꾼들에게 속아 넘어가게 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물류센터에 일했던 일부 인사들이 이전 명함을 그대로 들고 다니며 이번 사기 사건에 가담했다가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A씨는 "4월 중순에 서울시와 거래하는 업체라면서 멸치를 납품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지인을 통해 나의 연락처를 알았다고 하더라. 음성의 사무실과 창고 등을 확인하고 사업 설명을 들었고 물품 대금도 1차례 잘 들어와 믿음을 갖고 거래하게 됐다. 그런데 갑자기 이달 들어 물품 대금 지급을 미루더니 연락을 끊고 사라졌다"고 말했다.
피해자 B씨는 "납품한 물품은 우리가 직접 생산하고 가공했기 때문에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사기꾼들이 빼돌린 물품을 처분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판매처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그들의 뒤를 쫓고 있다. 폭력배들도 결탁해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C씨는 "지난달 5차례에 걸쳐 꽃새우 2천200만원어치를 납품하고 돈을 받았다. 이후 더 많은 물량 요청을 받았다. 이런 행위가 거짓임을 모르고 이달 7일까지 1천152박스 4억4천만원 상당의 꽃새우를 공급했고 지난 19일 결제일 하루 전부터 연락이 안됐다. 음성의 보부 사무실을 찾아와보니 나같은 피해자들이 많았다. 눈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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