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주거·교육시설이 빠짐없이 한곳에…베트남心 매료한 대우건설 K-신도시

황보준엽 기자 2023. 7. 2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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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K-건설]⑦'계륵' 스타레이크 이젠 캐시카우로
한국형 신도시 사업 확장한다…대우건설 '투자 확대' 의지

[편집자주] 국내경기의 침체와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해외건설수주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우리경제에 큰 공헌을 했던 건설업계의 중요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도 이런 해외건설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원팀코리아'를 통한 세일즈 외교에 주력하고 있다. <뉴스1>에선 아시아, 유럽, 중동 등에서 다변화, 고수익 전략을 끌어 나가는 해외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새로운 방향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전경. 2023. 7. 20/뉴스1 ⓒ News1 황보준엽 기자

(베트남(하노이)=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베트남 하노이의 관광지로 유명한 호떠이(Hồ Tây), 우리말로는 서호라고 불리는 호수의 서쪽엔 한국형 신도시가 있다. 국내의 여느 도시와 닮은 듯하면서도 다른 모습을 한 '스타레이크 시티'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방문한 스타레이크시티. 하노이의 강남이라는 별칭에 맞게 고급빌라와 아파트가 들어선 주거지역에선 말쑥한 차림새의 거주민들이 오갔다.

도로에 즐비한 오토바이도 이곳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고급 외제차량이 길가에 줄지어 서 있었고, 외지인을 걸러내기 위한 검문소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최고급 호텔과 비즈니스 업무시설 등도 곳곳에 위치할 예정이며, 도심 중심부에는 13개 중앙정부부처의 청사도 들어설 예정이다. 서측으로는 평화공원 등 풍부한 녹지공간도 위치한다.

수십년 전만 해도 논밭이 있던 농경지에 불과했던 이 땅은 이제 베트남인들에겐 누구나 살고 싶은 '꿈의 도시'로 통한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홍보관 내 모형도 모습. 2023. 7. 20/뉴스1 ⓒ News1 황보준엽 기자

◇수차례 부침 겪은 스타레이크 시티…'오뚝이' 대우건설 성공기

스타레이크시티의 역사는 지난 1996년 시작됐다. 지금은 작고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베트남에서 신도시를 조성하려 했고, 실제 베트남 정부 측에다가 사업 계획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겪으며 대우그룹이 해체되는 등 난맥상이 심화하며 좌초위기에 몰렸다. 절치부심 끝에 2006년 투자허가 승인을 받았으나, 다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며 기약 없이 미뤄졌다.

이 같은 굴곡에도 대우건설은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2012년 기공식을 시작으로 2014년부터 인프라 및 보상 업무에 착수해 결국 1단계 사업을 끝마쳤다. 계륵 취급을 받던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은 이제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대우건설의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스타레이크 시티는 하노이 구도심 북서쪽의 서호 지역에 위치하며,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 크기인 186만6000㎡(약 56만4465평) 규모다. 대우건설이 100% 지분을 소유한 베트남THT법인이 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으며, 총 사업비는 31억 달러(약 4조원) 수준이다.

안국진 베트남THT법인장은 "스타레이크 시티는 최상의 입지에서 친환경을 기반으로 한 편리한 인프라시설을 통해 양국간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명실상부한 베트남 최고의 스마트시티로서, 주거와 업무, 상업, 교육, 의료, 휴식을 겸비한 품격 높은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내 아파트 전경./대우건설 제공

◇녹아든 '뚝심'…수년 걸리는 '토지사용권증' 6개월만에 취득

대우건설의 뚝심은 스타레이크 시티 곳곳에 녹아 있다. 우선 아파트의 토지사용권증서(LURC, Land Use Right Certificate)를 단기 소요 세대의 경우 입주 6개월 차에 받아냈다. 토지사용권증서는 우리로 치면 등기부등본에 해당한다.

베트남은 등기 등의 행정문서 작업이 여전히 수기(手記)로 진행되며, 전산 시스템이 미비해 토지사용권증서를 받기까지는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스타레이크 시티 인근에서 수년 전 분양한 아파트 중에선 아직 LURC를 받지 못한 곳이 많다.

베트남THT법인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6개월이나 걸렸다고 하면 깜짝 놀랄 일이지만 베트남에선 엄청나게 일찍 받은 것"이라며 "입주가 수년이 지난 곳도 LURC를 못 받은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통념마저 깨부셨다. 베트남에선 일반적으로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입주자가 직접 하게 돼 있는데, 대우건설은 국내처럼 아파트를 직접 내부마감까지 한 뒤 판매했다. 이 때문에 우려도 적지 않았으나, 상품성으로 승부를 보기로 결정했고 결국에는 호평을 끌어 냈다.

베트남THT법인 관계자는 "의아한 반응도 있었으나 푸르지오처럼 아파트 마감까지 직접 끝냈고, 오히려 살아본 베트남인들은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스타레이크시티 시티는 이제 2단계 사업을 앞두고 있다. 아파트 2개 블록과 복합용지 2개 블록이 추가로 분양될 예정이며, 유명 국제학교와의 공동사업 추진 및 의료시설도 유치할 방침이다.

2단계 사업이 마무리 시점에 맞춰 지난해 말 준공과 동시에 입주한 삼성R&D센터를 필두로 CJ 등 다수 업무시설도 준공된다. 또 일본 1위 백화점인 다까시마야 백화점, 이마트 등 쇼핑공간과, 신라호텔, 롯데호텔 등 국제적인 5성급 브랜드 호텔 3곳도 입주 예정이다.

안국진 베트남THT법인장./대우건설 제공

◇한국형 신도시 개발 확대…정원주 회장 해외수주 위해 '동분서주'

대우건설은 스타레이크 시티 성공을 발판으로 한국형 신도시 개발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전략기획본부 산하에 '해외사업단'도 출범시켰다. 특히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해외사업 수주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달 베트남을 찾은 정 회장은 베트남 건설개발 투자기업인 TTA(Truong Thanh Development and Construction Investment Joint Stock Company)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포괄적 협력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안국진 베트남THT법인장은 "작년 초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이후 정원주 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 정부 주요 인사와의 면담을 통해 베트남 사업의 확장 및 투자 확대 의지를 밝힌 바 있다"고 했다.

이어 "대우건설은 베트남 진출을 선도하는 디벨로퍼 1세대로서 벨류체인 구축을 통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대우건설의 스타레이크시티는 베트남 건설·부동산 시장에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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