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반등의 시간… 차량용 반도체, 불황 종료 당긴다

김동욱 기자 2023. 7. 2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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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불황 극복 열쇠 '차량용 반도체'] ① 전기차·자율주행차 전환에 수요 확대 전망

[편집자주]국내외 반도체 업체들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업황 반등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요 기업들은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기 위해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이끄는 이재용 회장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반도체 협력을 논의했고 SK하이닉스는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을 획득했다. 중소·중견기업들도 앞다퉈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추진하는 중이다. 반도체 불황을 극복할 열쇠로 부상한 차량용 반도체. 현황과 미래를 살펴봤다.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늘리고 있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다가오는 반등의 시간… 차량용 반도체, 불황 종료 당긴다
②이재용 직접 나섰다… 삼성전자 미래 먹거리 '차량용 반도체'
③대기업부터 중소·중견기업까지… 차량용 반도체 '각축전'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반도체 불황이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올 2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넘어섰다.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의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점을 감안, 차량용 반도체가 업황 반등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곳곳에서 '업황 반등' 시그널… 반도체, 2분기 바닥 가능성↑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3%, 95.7%, 전분기 대비 5.9%, 6.3% 감소했으나 예상보다는 선방했다. 2분기 영업이익(잠정·6000억원)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2250억원의 2배 이상을 기록한 영향이다. 사업 부문별 잠정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재고평가손실 감소와 D램 출하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DS) 부문 적자 폭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 1분기 3조4023억원의 적자를 본 SK하이닉스는 ▲2분기 2조9004억원 ▲3분기 2조1879억원 ▲4분기 1조720억원 등으로 영업손실을 줄여나갈 전망이다. D램 가격 하락세 둔화로 인한 수익성 회복과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가 손실 축소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업체들의 메모리반도체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는 올 하반기에는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되면서 수익성 추가 개선도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해외 업체의 실적도 양호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 3~5월(회계연도 3분기) 17억6100만달러(약 2조2300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며 전 분기(23억300만달러·약 2조9200억원)보다 적자 폭을 줄였다. 주당 순손실은 1.43달러로 시장 예상치(1.59달러)보다 낮았다.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 영향으로 최첨단 반도체 요구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업황 반등 조짐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존 뉴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회장은 "전년 대비 시장 부진이 지속하고 있지만 최근 3개월 동안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늘면서 올 하반기 시장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삼성·SK, '차량용 반도체' 공략 속도↑


서울 마포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자율주행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 /사진=뉴스1
국내 주요 업체들은 업황 반등 속도를 높이고 예년 수준의 실적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초저전력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UFS 3.1 메모리 솔루션 양산을 시작했다. 2015년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처음 진입한 삼성전자는 202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유럽 완성차업계가 제정한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표준인 오토모티브 스파이스 레벨2 인증을 국내 기업 최초로 획득한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UFS, SSD 등 낸드 솔루션 제품 공급을 늘릴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늘리는 배경으로는 시장 확대가 꼽힌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보급이 늘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요도 확대되는 중이다. 기존 내연기관차에는 반도체가 200~300개가 사용되지만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는 각각 1000개, 2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매출 규모는 올해 760억2700만달러(96조1800억여원)에서 2028년 1298억3500만달러(164조2500억여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콘퍼런스콜을 통해 "하반기에는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오토모티브(차량용) 등을 중심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황 회복이 기대된다"며 "선단 공정에 집중하고 있는 투자 전략에 맞춰 하반기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양한 응용처에 대응하기 위한 스페셜티 공정 개발로 지속적인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내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보다는 D램, 낸드 등 일반 메모리 사업에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었다"며 "차량용 반도체 시장 확대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최근에는 다수 업체가 차량용 반도체에 힘을 싣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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