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광속 스퍼트… 황선우 韓 수영 새역사 ‘터치’
자유형 200m 결선 銅 획득
1분44초42… 한국 新 달성
라이벌 포포비치 앞질렀지만
‘복병’ 영국 선수에 선두 뺏겨
“내게 없던 銅 얻게 돼 기뻐”
이호준, 1분46초04로 6위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라이벌로 꼽힌 다비드 포포비치(19·루마니아)만 잡으면 금메달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로 포포비치는 앞질렀지만, ‘복병’ 영국 선수들에 막혀 3위에 머물며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0·강원도청) 이야기다.
괴물의 역영 황선우가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200m 자유형에서 역영하고 있다. 후쿠오카=연합뉴스 |
황선우는 지난해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7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이번 후쿠오카에서는 자신의 한국 신기록을 0.05초 앞당기며 3위에 오르며 동메달을 손에 넣었다.
한국 수영 역사에서 롱코스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종목에서 메달을 목에 건 한국 선수는 박태환과 황선우 단 둘뿐이다. 박태환은 2007 멜버른에서 자유형 400 금메달과 자유형 200 동메달을 차지했고, 2009 로마에서는 노메달에 그쳤으나 2011 상하이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황선우는 아직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지만, 박태환도 해내지 못한 2회 연속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오르며 한국 수영사에 자신의 이름을 아로새겼다.
전날 오전 열렸던 예선에서 페이스 조절을 지나치게 하다 공동 13위로 아슬아슬하게 예선을 통과했던 황선우는 오후 준결선에선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전략을 들고나오며 전체 3위로 결선에 올랐다.
지난해 부다페스트에서 이 종목 우승을 차지했던 ‘최강자’ 포포비치는 150m 지점까지 압도적인 선두를 달렸으나 마지막 50m 구간에서 28초12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며 최종 기록 1분44초90로 4위에 그치며 충격의 노메달로 물러났다.
7번 레인에서 황선우와 함께 레이스를 펼쳤던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은 1분46초04의 기록으로 6위를 차지했다. 비록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이호준은 황선우와 함께 나란히 결승에 오르면서 한국 수영 경영 사상 최초로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단일 종목 결승에 2명이 동반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다.
시상식 뒤 황선우는 웃으며 공동 취재 구역에 들어서서 “포포비치가 거의 1를 앞서 있었기 때문에 포포비치만 잡으려고 했다. 마지막에 잡고 나서 (금메달을) 조금 기대했는데, 옆에 있던 딘과 리처즈가 장난 아니게 스퍼트했더라. (옆 레인이 아니라) 그걸 보지 못해서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200에서 개인 최고 기록 경신하고 저한테 없던 동메달을 얻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년 파리 올림픽까지 황선우는 쉴 틈 없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치르지 못했던 세계선수권대회를 몰아서 소화하느라 내년 2월 카타르 도하에서 대회가 또 열리기 때문이다. 황선우는 “2년에 한 번 하던 대회를 7개월 뒤에 또 치러야 한다니 부담은 된다”면서 “아시안게임까지 있어서 준비 기간이 짧다. 모든 선수가 같은 조건이니 어쩔 수 없다. 세계선수권대회 욕심도 있으니까 저도 열심히 준비해서 기록을 단축해나가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제 파리 올림픽까지 1년밖에 안 남았다. 정말 1년 동안 죽어라 집중해서 계속 최고 기록을 경신해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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